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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시민군 문재학 열사처럼 홍콩 젊은이들도 싸우고 있다”

등록 2020-07-22 16:54수정 2020-07-22 21:20

조슈아 웡-문 열사 모친과 영상통화
소설 ‘소년이 온다’ 주인공 ‘실존’ 인물
조슈아 웡(오른쪽 화면)과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가운데)씨가 22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김용희 기자
조슈아 웡(오른쪽 화면)과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가운데)씨가 22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김용희 기자
“1980년 광주의 경험은 홍콩 활동가들에 큰 힘을 줬다. 민주화를 이룬 한국처럼 우리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계속 투쟁을 하겠다.”

홍콩 민주화운동 주역인 조슈아 웡(黃之鋒)은 22일 오후 5·18 희생자 문재학군의 어머니 김길자(80)씨와 영상통화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통화는 죠슈아 웡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조슈아 웡은 동료 네이선 로와 함께 5·18 40주년을 맞아 올해 광주를 방문하려 했으나 홍콩보안법, 코로나 때문에 무산되자 이달 14일 한국인 지인을 통해 국립5·18민주묘지에 헌화했다. 그때 문재학 열사의 묘에 조화를 바쳤던 조슈아 웡은 이날 영상을 통해 김씨를 만나 감사 인사를 하고 응원을 부탁했다.

조슈아 웡은 “우리는 자유를 위해 투쟁하고 있지만 어머니들의 희생이 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홍콩에서는 11살 어린이부터 고등학생, 어른들까지 민주화운동을 하다 체포됐다. 어제의 광주가 오늘의 홍콩이다. 광주의 경험이 투쟁을 계속할 수 있는 영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학 열사는 어린 나이에 민주화를 위해 희생했다. 홍콩에서도 많은 젊은이들이 투쟁하고 있다. 다음 세대는 우리가 치렀던 희생을 반복하지 않도록 투쟁을 계속하려고 한다”고 했다.

김길자씨는 문 열사의 사진을 보여주며 “재학이처럼 어린 나이에 민주화운동을 하는 홍콩 시민들을 보니 눈물이 나온다. 몸조심 하시고 꼭 성공하시기를 기도하겠다. 맛있는 김치찌개를 끓여줄 테니 꼭 광주에 오시라”고 답했다.

문재학군은 17살의 나이에 옛 전남도청을 끝까지 사수하다 숨졌으며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의 실제 인물이다. 5·18단체는 지난해 8월부터 홍콩혁명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홍콩시민들도 5·18 40돌을 맞아 올해 5월 온라인으로 기념편지를 전달하는 등 연대를 맺고 있다.

한편, 조슈아 웡과 네이선 로는 2014년 홍콩 우산혁명을 함께 주도한 뒤 데모시스토당을 창당해 각각 주석과 비서장으로 지난달 30일까지 함께 활동하며 민주화운동을 이끌어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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