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8일 광주지방검찰청 5층 소회의실에서 윤대영 광주지검 전문공보관이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겨레>자료사진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의 동생이 국내 제강회사를 상대로 호반건설에 저가 납품을 하도록 압박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3일 광주지법 형사9단독 김두희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시장의 동생 이아무개(64)씨에 대한 3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이씨와 거래한 ㄷ제강회사 대표 오아무개씨와 직원 황아무개씨 등 2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씨는 “2017년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이 철근유통업을 시작한 이씨를 소개해 줬다. 직원을 통해 알아보니 이씨가 장관 출신인 이용섭씨의 동생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오씨는 “수익률 때문에 2017년에는 호반건설 공사를 수주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에는 고객관리 차원에서 호반건설과 거래하던 이씨 업체에 손해를 보고 납품했다”고 밝혔다.
오씨는 검사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납품한 이유에 대해 묻자 “당시 이씨는 자주 찾아와 철근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 하지만 지급보증서와 물적 담보 상한을 넘어 신용거래를 승인해달라고 했다. 우리도 절차가 있기 때문에 모두 거절했다. 2018년 10월22일 이씨가 전화로 ‘회장님이 서운해하신다’고 전했다. 즉시 김 회장에게 전화를 해 일주일 뒤 만나 사과를 했다”고 증언했다. 오씨는 이어 “호반건설은 중요한 고객이기 때문에 관계를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씨는 “통상 다른 철근유통업체도 단가 할인을 요구한다. 또 이씨를 소개받을 당시나 거래 과정에서 이씨나 김 회장이 이용섭 시장을 언급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씨쪽 법률대리인은 철강유통회사들의 기본적 영업 활동이라는 점을 들어 이씨의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이씨는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에게 ‘호반건설이 광주시와의 관계에서 편의를 받을 수 있도록 이용섭 시장에게 알선해주겠다’는 명목으로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자신의 철강 유통업체를 통해 1만7112t(133억원 상당)의 철근을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호반건설은 2018년 11월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앙공원 2지구 우선협상대상자 2순위로 선정됐지만 이의를 제기했고, 광주시는 특별 감사를 벌여 한 달 뒤 1·2순위자를 뒤바꿨다.
검찰은 이씨와 김 회장의 거래가 민간공원 특례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봤지만 직접 증거는 확보하지 못해 이 시장과 김 회장은 입건하지 못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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