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서구 광천동에 자리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연합뉴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취업과 관련한 수백억대의 사기가 또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년 사이 벌써 3번째로 이번 사기 관련 피해 추정자만 전국적으로 650명이다.
25일 광주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ㄱ씨와 브로커 등 2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광주의 한 교회 목사로 알려진 ㄱ씨는 개인당 1천만원에서 5천만원을 주면 기아차 협력업체에 비정규직으로 입사시켜준 뒤 광주공장 정규직으로 전환해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피해자들은 카카오톡 단체방 등을 통해 지난해부터 전국에서 650여명이 150억원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피해 규모와 경위, 추가 연루자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광주지역에서 손꼽히는 고액 연봉 직장으로 채용 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의 신입사원 초봉은 5800만원, 평균 연봉은 8600만원으로 알려졌다.
2019년 1월 전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 간부 황아무개씨가 채용을 명목으로 2015년 5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29명에게 19억원을 가로채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2018년 5월에는 56명에게 18여억원을 받은 기아차 사내 하청업체 직원, 노조 간부 등 5명이 경찰이 붙잡혔고 2014년 12월에는 60여명에게 32억원을 받은 노조 관계자 4명이 입건됐다.
2004년에는 스포티지 생산라인 증설을 앞두고 노조 간부와 직원 등 130여명이 연루된 대규모 취업 비리 사건이 발생해 19명이 구속됐다. 당시 노조에 채용 추천권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아차는 채용구조를 전면 바꿨다.
기아차 광주공장 쪽은 2004년 사건 이후 본사에서 채용을 직접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광주공장 관계자는 “현 채용구조는 비정상적 접근이 불가능하다. 취업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행위는 모두 사기”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