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전남 장흥군 공무원이 가졌던 술자리에 부군수가 동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2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장흥군청 6급 공무원 ㄱ씨가 지난 19일 밤 11시55분께 장흥군 장흥읍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에 적발됐다. ㄱ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096%로 나타났다.
ㄱ씨는 김정완 부군수 등 다른 공직자 5명과 오후 6시부터 장흥읍의 한 식당에서 술자리를 가졌다가 귀가하면서 자신의 차량을 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부군수 쪽은 집중 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구례와 곡성에 수해복구 물품을 전달한 공무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술을 곁들인 식사자리를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술자리에 있었던 공무원 ㄷ씨는 “부군수, ㄱ씨, ㄴ씨 등 공무원 6명이 함께 저녁을 먹으며 간단히 술을 마셨다. 밤 9시께 부군수와 나는 먼저 자리를 일어나 이후 상황은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자리에는 최근 성추행 피해를 본 여성공무원도 동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위로하는 차원이었다는 소문이 공무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해당 여성 공무원은 올해 5월 동료 2명과 노래방을 갔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를 두고 장흥군 주민들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장흥군 공직자들이 수차례 술로 인해 물의를 빚었지만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6월4일 밤 10시께 정종순 장흥군수는 사무관 이상 간부급 공무원 33명을 술집으로 불러내 비판을 받았고 지난달 21일에는 공무원과 이장들이 근무시간에 유흥주점에서 술자리를 가져 징계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한겨레>는 김 부군수의 설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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