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열린 제89회 춘향제에서 춘향선발대회 참가자들이 장기자랑을 하고 있다. 남원시 제공
강산이 9차례가 바뀐 세월을 이어온 전북 남원 춘향제가 역사상 처음으로 전면 온라인으로 치러진다.
남원시는 제90회 춘향제가 그동안 방식과 달리, 처음으로 모든 행사를 무관객, 온라인, 비대면 축제로 바꿔 9~13일 남원에서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결정으로 시기가 애초 5월에서 9월로 한 차례 연기됐다. 올 춘향제를 유튜브채널 ‘남원와락’을 통해 실시간으로 온라인 생중계한다.
시는 행사를 90년 역사의 춘향제향, 춘향선발대회, 대표 브랜드공연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한다. 90년간 춘향제의 명맥을 이어온 춘향제향은 10일 오전 10시에 광한루원 춘향사당에서 만날 수 있다. 춘향제향은 종전에 진행한 방식과 달리 무관중으로 진행하는 만큼, 단촐한 분위기속에서 엄숙하게 치러진다. 국민의 건강을 기원하고 어려운 제향 용어들을 영상에서 쉽게 풀어 설명한다.
춘향선발대회는 방역에 중점을 두고 개최한다. 예선을 진행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지침을 준수했고, 본선 진출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사전합숙도 취소했다. 본선은 개인별 심층면접을 강화해서 진행하고, 결과는 온라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표 브랜드공연 뮤지컬 ‘춘향은 살아있다’도 선보인다. 이 뮤지컬은 사랑이야기 춘향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이몽룡역에 지오디(GOD) 손호영, 성춘향역에 타니아(채송화), 변학도역에 윤세웅이 출연해 색다른 춘향전을 볼 수 있다. 전통창극 재해석의 권위자인 지기학 연출가, 영화 <쌍화점> 등의 삽입곡을 작곡한 김백찬 음악감독 등이 참여했다.
지난해 5월 열린 춘향제 행사의 개막공연 모습. 남원시 제공
춘향제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시작됐다. 제1회 춘향제는 일제강점기인 1931년 6월 치러졌다. 광한루원 동편에 춘향의 절개를 기리기 위해 춘향사당을 짓고, 단오(춘향과 이도령이 처음 만난 날)에 처음 제사를 지냈다. 사당 건립 축하를 위해 명창대회, 활동사진대회, 궁도대회 등이 이뤄졌다. 이후 한국전쟁 중에도 이산가족의 아픔을 안고 제사를 드리는 등 해마다 제를 올렸다. 제80회가 치러진 2010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3년 연속 우수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새로운 방식으로 구성해 올해는 다변화한 춘향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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