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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기독병원 노조, 집단휴진 전공의 복귀 하루 만에 파업 예고

등록 2020-09-09 14:34수정 2020-09-09 14:38

임금 인상분 놓고 노사 갈등…
지난해에도 직장폐쇄 등 파행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광주기독병원 전경. 광주기독병원 제공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광주기독병원 전경. 광주기독병원 제공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과 함께 광주를 대표하는 종합병원인 광주기독병원 노조가 파업을 예고했다. 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고 집단휴진에 참여했던 전공의가 복귀한 지 하루 만에 또다시 파업이 추진되면서 환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9일 광주기독병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기독병원지부의 말을 종합하면 노조는 이달 3∼6일 전체 조합원 474명을 대상으로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76%(312명), 반대 23.4%(96명)가 나왔다. 과반수가 쟁의행위를 찬성함에 따라 노조는 병원 쪽과 협상에 들어간 후 결렬되면 10일 아침 7시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해 병원 쪽은 2023년까지 2017년도 공무원 기본급의 93% 수준인 임금을 100%까지 올려주겠다고 약속하며 올해 2.8%, 내년 0.9%를 인상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경영 악화를 이유로 올해 0.9%를 올려주겠다고 최종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신석 노조 사무장은 “병원 쪽은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배제한 채 2023년이 되도 2017년도 공무원 기본급만큼 임금을 주겠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합의한 2.8% 인상안마저 지키지 않겠다고 해 집단 투쟁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장은 이어 “집단행동에 들어가더라도 응급실과 중환자실 인력은 그대로 유지하고 각 검사실 인력도 절반은 근무할 방침이다. 코로나 선별진료소는 외주업체가 맡고 있기 때문에 방역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쪽은 코로나19로 재정이 악화해 어쩔 수 없이 올해와 내년 인상률을 뒤바꿔 지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기독병원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환자들이 병원을 오지 않아 병원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올해 2.8%를 올려주기에는 부담이 있으니 내년과 순서를 바꾸자는 것이다. 2023년까지 공무원 임금의 100% 수준을 주겠다는 약속은 지키겠다”고 말했다.

광주기독병원 노사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광주기독병원 노조는 지난해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43일간 장기 파업에 들어가며 병원 14개 병동 중 2개 병동이 폐쇄돼 환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당시 병원 쪽은 직장 폐쇄를 강행하며 노조가 병원 건물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사설용역업체 직원을 투입해 논란을 빚었다.

또 최근에는 소속 전공의 46명 전원이 지난달 21일 집단휴진에 참여한 후 이날 업무에 복귀했다. 광주기독병원 노조원 ㄱ씨는 “조합원 입장에서 임금 상승 요구는 당연하지만 매년 파업을 반복하면 광주시민들에게 병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진 조합원들은 모두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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