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문을 연 전남광주자혜의원(전남대병원 전신)과 전남대병원 현재 모습. 전남대병원 제공
일제강점기 개원해 5·18민주화운동, 세월호참사, 코로나19 사태까지 광주·전남 의료중심기관 역할을 한 전남대학교병원이 개원 110주년을 맞았다.
전남대병원은 25일 개원 110주년과 전남대어린이병원 개원 3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로 직원 40여명만 참석해 그동안의 역사를 되짚고 앞으로 병원 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광주기독병원(1905년 개원)과 함께 광주·전남 의료계 역사를 상징하는 전남대병원은 일제강점기인 1910년 9월26일 전남광주자혜의원으로 문을 열었다. 1925년 전남도립 광주의원, 1945년 광주의학전문학교 부속병원, 1946년 광주 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잇따라 이름을 바꾼 뒤 1952년 국립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전남대병원은 지역거점국립대병원으로서 지역 역사와 함께했다. 5·18 기간 계엄군이 옛 전남도청 앞에서 민간인을 향해 집단 발포했을 때 부상한 시민들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전남대병원에서 목숨을 건졌다. 2014년 세월호참사가 일어났을 땐 진도 팽목항에 의료진을 파견하는 등 긴급의료구호에 나섰다. 올해 코로나19가 발생하자 가장 먼저 선별진료소를 가동했고 국가지정음압병상에서는 광주·전남뿐 아니라 다른 시도 환자도 치료했다. 빛고을전남대병원은 감염병전담병원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전남대병원은 빛고을전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전남대치과병원, 전남대어린이병원 등 진료분야를 특화한 분원을 운영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환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의료 연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간단한 시술과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오전에 입원해 오후에 퇴원할 수 있도록 낮병동을 운영하고, 지난해부터 신속대응팀을 운영해 위급상황의 입원환자에 대응하고 있다. 또 의생명연구지원센터를 건립하고 연구동도 확충할 계획이다.
이삼용 병원장은 이날 “110년의 세월 동안 파란만장했던 역사의 어려움을 극복했듯이 앞으로 100년도 지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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