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5·18기념재단 관계자들이 옛 광주교도소에서 암매장 발굴작업을 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조사위)가 5·18 때 광주에 왔던 계엄군들한테서 옛 광주교도소 안 암매장 장소와 관련해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했다. 정호용 특전사령관이 부대원들에게 암매장 사실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는 진술도 나와 주목된다.
송선태 5·18조사위 위원장은 7일 “3공수여단 5개 대대 부대원 260여 명을 조사한 결과 20여 명이 광주시 북구 각화동 옛 광주교도소 내 암매장 장소를 특정해 지목했다”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5·18 당시 정호용 특전사령관이 부대원들에게 암매장 사실을 보고하도록 지시했고 부대원들은 ‘8계단 좌표’를 군사지도에 찍어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현재 ‘8계단 좌표'가 기록된 군대 문서를 찾는데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로축과 세로축을 각각 숫자 네자리로 표기하는 ‘8계단 좌표’는 1:50000 축적 지도에서 10m 범위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18조사위는 5·18 당시 옛 광주교도소에 주둔하며 암매장을 지시한 3공수여단 지휘관과 주검을 땅에 묻었다는 사병 진술 등을 새로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술을 종합한 결과 옛 광주교도소 외곽지역 5곳이 특정됐으며 이중 3곳의 진술이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위원장은 “현재 암매장이 유력하다고 판단되는 3곳은 상부 보고에 누락돼 계엄군이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 5·18 직후 사체처리반이 광주에 다녀갔다는 기록이 있는 만큼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5·18조사위는 주남마을 총격사격에 대해서도 기존에 알려진 1건 외에 3건이 더 있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1980년 5월23일 발생한 주남마을 총격사건은 광주∼화순간 도로를 지키던 11공수여단이 광주에서 화순쪽으로 향하던 버스를 사격해 버스에 타고 있던 15명이 즉사하고 생존자 2명은 확인 사살 후 암매장, 1명이 생존한 사건이다. 그동안 주남마을 계엄군 총격 사망 사건이 수차례 더 있었다는 언론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5·18조사위는 관련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이 보유하고 있는 5·18 기록에 북한군 투입 관련 기록이 없다는 내용도 확인됐다. 송 위원장은 “국정원 자료조사 태스크포스(TF)팀과 1차 합동 검증한 결과 5·18 당시 북한군에 관련된 기록은 없었다. 국정원이 탈북자 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사실 무근이었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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