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광주공장 취업사기 피해자와 가족들이 12일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검 정문 앞에서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취업사기 피해자들이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에 돌입했다. 이들은 일부 교회목사들이 조직적으로 범행을 계획했다며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기아자동차취업사기피해자대책위원회는 12일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검 앞에서 집회를 열어 “반복되는 기아차 취업사기는 솜방방이 처벌이 원인이다. 사기범들이 강한 처벌을 받아야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성명에서 “이 사건은 검찰에 송치된 30대 장아무개씨와 50대 박아무개 목사 이외에도 일부 목사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추가 공범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2년 동안 650명이 넘는 피해자와 150여억에 달하는 피해액이 발생한 점으로 미뤄 피의자 2명 이외에도 일부 목사들이 조직적으로 동조, 묵인, 가담했기에 이번 사건이 가능했다. 박씨와 선후배 관계이고 장씨와도 친한 사이인 김아무개 목사 등 3명도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박 목사와 김 목사 등이 범행 발생 기간이었던 2019년부터 올해까지 낚시 등 취미생활을 함께하며 매일 만났고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올해 8월21일 저녁 8시께 대책회의를 했다는 정황을 근거로 삼았다. 대책위는 해당 목사들을 8일 검찰에 고발했다.
대책위는 “2004년, 2008년, 2014년, 2018년 등 기아차 취업사기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사기범들이 거금을 뜯어 낸 후 특정인이 모든 죄를 뒤집어쓰는 방식으로 범행을 계획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도 장씨를 주범으로 몰아갔지만 배후에는 목사들의 범행 은폐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광주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11일 기아자동차 공장에 정규직으로 취업시켜주겠다고 구직자들을 속여 거액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장씨와 박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장씨 등은 피해자들을 기아차 협력업체에 비정규직으로 입사시켜준 뒤 광주공장 정규직으로 전환해주겠다고 속여 개인당 1천만∼5천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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