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물품 앱에 올랐다 누리꾼의 공분을 샀던 아이 입양 게시글. 연합뉴스
갓난아기를 돈을 받고 입양 보내겠다며 대표적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글을 올렸던 산모가 20대 미혼모로 확인됐다. 이 산모는 게시글을 올린 직후 ‘잘못했다’고 인식해 곧바로 게시글을 삭제했다. 경찰은 위법성 조사와 함께 산모를 도울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찾고 있다.
18일 제주경찰청 등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 16일 저녁 6시30분께 중고물품 거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서귀포시 지역 카테고리에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되어 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20만원이라는 희망가격과 이불에 싸인 아이 모습이 담긴 사진 2장도 함께 실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산모는 지난 13일 제주시내 한 산부인과의원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사흘 뒤 해당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산모는 16일부터 산후조리원에 입소한 상태이다. 경찰은 “산모와 아이는 모두 무사한 상태”라고 밝혔다.
산모는 경찰과의 면담에서 “아기 아빠가 없는 상태로 아이를 낳은 뒤 미혼모센터에서 아기를 입양 보내는 절차를 상담받게 돼 화가 나 해당 게시글을 올렸다”며 “글을 올린 뒤 곧바로 잘못된 행동임을 알고 게시글을 삭제하고 계정도 탈퇴했다”고 했다.
경찰은 아동복지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는 한편 유관기관의 협조를 얻어 영아와 산모를 지원할 방안을 찾고 있다. 산모는 산후조리원 퇴소 뒤 미혼모시설에 입소할 예정이다. 이날 원희룡 제주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 사회적 비난까지 맞닥뜨린 여성에 대해 보호와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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