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을 앓고 있는 조유하양(오른쪽)이 16일 광주북부경찰서에서 1일 경찰관 체험을 하며 장택수 경위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메이크어위시 한국지부 제공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16세 소녀가 하루 경찰관 체험을 통해 경찰관이 되고 싶다던 꿈을 이뤘다.
21일 비영리단체 메이크어위시 한국지부의 말을 종합하면 광주광역시 거주하는 조유하(16)양은 16일 광주북부경찰서를 찾아 경찰 제복을 입고 1일 경찰관에 임명됐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웃을 돕는 경찰이 되고 싶었던 조양은 학업과 함께 합기도, 검도 등을 배우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지난해 무기력감과 복통이 찾아왔고 병원에서 백혈병을 진단받았다. 조양은 현재 5차 항암치료와 함께 남동생으로부터 동종 조혈모세포를 이식받고 일주일 두 번 병원 치료를 받으며 병마와 싸우고 있다.
조양의 사연을 전해 들은 메이크어위시는 광주북부경찰서에 협조를 요청했고 북부경찰서가 흔쾌히 동의해 이번 행사가 진행될 수 있었다. 메이크어위시는 백혈병, 뇌종양, 림프종 등 희귀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어린이와 청소년의 소원을 이뤄주는 국제 비영리단체다.
조양은 이날 광주 북부 청소년경찰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가상 사격 체험을 하며 실제 경찰 훈련을 경험했다. 또 경찰 순찰차를 타고 지역 순찰도 했다. 조양은 평소 관심이 있었던 무전기와 테이저건을 직접 볼 수 있었고 경찰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하루 경찰관 체험의 마지막 일정은 광주북부경찰서 교통과에서 근무하는 장택수 경위와의 만남이었다. 장 경위는 8년 전 악성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을 앓았지만 현재는 완치돼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장 경위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무엇보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조양을 응원했다. 조양은 “평소에 부정적인 생각을 했는데 장 경위님의 말을 새겨 듣겠다. 경찰이 되고 싶다는 꿈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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