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군에 자리한 전라남도교육청 전경. 전남교육청 누리집 갈무리
수십억원대의 학교 기자재 납품비리를 저지른 전남교육청 공무원과 업체 관계자들이 검찰에 송치됐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전남교육청 소속 공무원 8명(2명 구속)을 뇌물수수 혐의로, 같은 기관 소속 공무원 4명에 대해서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또 계약한 기자재와 다른 물품을 납품한 업체 대표 2명을 납품 사기 혐의로, 해당 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일부를 전남교육청 소속 공무원에게 전달한 거간꾼 등 10명은 알선수재 및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송치했다. 선물 등 향응을 접대받은 공무원 45명에 대해서는 과태료 사안에 해당한다고 각 소속기관에 통보했다.
이들은 2017~2018년 전남지역 학교 62곳에 암막 롤스크린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조달청 계약 조건보다 낮은 사양을 설치하고 뇌물과 향응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납품 업체 대표 2명은 28억원 상당의 암막 롤스크린 사업을 따낸 뒤 13억원을 거간꾼과 업자들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거간꾼 등은 이 중 일부를 공무원들에게 현금으로 전달하거나 골프 접대, 선물 등 향응을 제공했다. 공무원들은 해당 업체가 계약될 수 있도록 부당한 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계약 담당 공무원의 재량으로 납품 업체를 선정하는 구조 때문에 이런 비리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관급계약 개선책 마련을 위해 조사 결과를 교육부와 감사원 등에 통보하고 공공 조달 행정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공공 분야 유착 비리를 지속해서 단속할 방침이다. 앞서 전남교육청은 2018년 7월 롤스크린 납품과정에서 비리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자체 감사를 벌여 사실로 판단한 후 납품계약 관계자들을 같은 해 11월 경찰에 고발했다. 전남교육청은 개선책으로 지난 9월 1000만원 이상 물품을 구매할 때 물품선정위원회를 열어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매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세우고 연루된 공무원에 대해서는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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