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종합사회복지관에서 광주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추진위원회가 발기인대회를 열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협동조합 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추진위 제공
광주에서 처음으로 시민이 병원을 설립해 운영하는 의료복지협동조합이 추진된다.
광주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조합원을 모집해 다음달 창립총회를 거쳐 설립인가를 받은 뒤 내년 3월에 1차 의료기관을 만들어 외래진료와 방문치료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추진위는 지난 20일 광주시 광산구 하남종합사회복지관에서 발기인대회를 열어 조선대병원 가정의학과 임형석 교수와 사회적협동조합 ‘살림'의 윤봉란 이사장, 치과를 운영하는 박병기 원장, 정남관 광산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을 공동대표로 추대했다.
2015년부터 의료복지 협동조합을 준비해온 추진위는 시민들이 운영에 참여하는 협동조합 의료기관과 돌봄기관을 설립해 현 의료 체계의 문제점과 부작용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전남을 포함한 전국에서 운영 중인 의료복지협동조합은 25곳으로, 광주는 이번에 처음으로 추진한다.
협동조합 의료기관의 첫번째 후보 지역은 광주시 광산구다. 영구임대아파트가 많은 우산·하남·월곡동 지역을 사업구역으로 설정해 건강관리와 의료돌봄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추진위는 의료복지 협동조합의 설립요건인 조합원 500명 이상, 자본금 1억원을 충족하기 위해 조합원(1인당 출자금 5만원 이상)을 모집하고 있으며 현재 370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조합원에게는 전담 주치의가 지정되고 조합 운영, 교육 강좌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일반 시민들도 조합이 운영하는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다.
임형석 교수는 발기인대회에 진행한 특강에서 “협동조합 의료기관은 주민과 의료기관, 지자체 등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공동소유의 개념이다. 외래진료와 함께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방문진료, 건강상담, 추적관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진영 추진위 홍보팀장은 “광주는 사무장병원이 성행하는 등 기존 의료기관 체제에 여러 문제점이 있었다. 조합원들이 의료기관 운영에 참여해 믿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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