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의 한 아파트 냉장고 안에서 발견된 아이 주검에서 구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여수경찰서는 1일 “지난달 27일 아파트 냉장고 안에서 발견된 2개월 된 남자아이 주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한 결과 ‘외력에 의한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이가 사망했을 당시 구타나 물리적인 힘은 가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정밀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 11일 친모 ㄱ(34)씨가 아들(7)과 딸(2)을 방임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아동보호기관이 조사에 나섰다. 당시 ㄱ씨의 아들은 늦은 오후까지 거주지 주변을 배회해 주민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보호기관은 ㄱ씨로부터 자녀를 분리해 조사한 결과 “동생이 쌍둥이였다”는 아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ㄱ씨의 아파트를 수색해 집 냉장고 안에서 숨진 영아의 주검을 발견했다.
경찰조사 결과 미혼모인 ㄱ씨는 첫째 아들만 출생신고를 했고, 2018년 낳은 이란성 쌍둥이 남매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ㄱ씨는 생계를 위해 오후 6시부터 새벽 2∼3시까지 식당에서 일하는 동안 자녀들은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ㄱ씨는 경찰에서 “두 달 만에 쌍둥이 아들이 갑자기 숨져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ㄱ씨를 시신 유기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남자아이 사망 경위와 유기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