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9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자동차부품업체 ㈜호원에서 광주노사민정협의회 주관으로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 및 광주형일자리 확산을 위해 노사상생 릴레이 캠페인’이 열리고 있다. 광주노사민정협의회 제공
노조 탄압 의혹을 받는 자동차부품제조업체 회장이 광주 노사민정협의회 위원(이하 노사위원)이고 해당 업체는 광주형 일자리 선도기업(이하 선도기업)으로 지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광주시, 민주노총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등의 말을 종합하면 14일 광주시민단체는 이용섭 광주시장과의 면담자리에서 지난해 선도기업으로 지정된 ㈜호원에게 제공한 혜택을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 당시 박재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등은 호원의 노조 탄압 의혹을 제기하며 노동자 복지향상을 명목으로 지급한 7천만원을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광주시농민회는 성명을 내어 “양진석 호원 회장이 노사상생의 상징인 노사위원이고 호원은 선도기업으로 선정돼 지원금까지 받았다. 광주시는 양 회장을 노사위원에서 제명하고 지원금은 당장 회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형일자리 선도기업은 노사책임경영 등을 평가해 선정되며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경영안정자금 한도 증액, 수출진흥자금 우선 지원 등 14개 행·재정적 혜택이 주어진다. 호원은 지난해 8월 출범한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공장 ㈜광주글로벌모터스에 30억원을 투자하며 주주로 참여했고 양 회장은 9월 광주 노사 위원(25명) 중 유일하게 민간기업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호원은 같은 해 12월 선도기업으로 선정됐다.
14일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호원지회 김영옥 지회장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민주노총 제공
이에 대해 구종천 시 일자리정책관은 “양 회장은 광주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맡고 있어 이용섭 시장이 사용자대표 노사위원으로 임명했다. 노조탄압 의혹이 사법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촉을 논의할 순 없다. 선도기업 지원금은 정산이 끝나 회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노사위원 임명과 일자리 선도기업 지정은 노조 설립 전이다. 나를 악덕기업주라고 하는데 그동안 노동자들에게 잘해줬기 때문에 30년 동안 노조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기아차 광주공장 납품기일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어 잔업과 특근을 거부해 사규에 따라 징계를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1992년 법인을 설립한 호원은 올해 1월 민주노총 호원지회와 한국노총 호원노조가 잇따라 만들어지며 갈등을 겪고 있다. 호원지회가 어용노조를 만들었다며 반발하자 호원은 올해 9월 김영옥 지회장을 해고하고 사무장 등은 정직 처분해 노조 탄압 의혹이 제기됐다. 김 지회장은 지난달 19일부터 단식투쟁을 하다 14일 쓰러져 병원 치료 중이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