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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신양파크호텔 터, 시민 품으로 돌아올까

등록 2021-01-26 14:06수정 2021-01-26 14:23

민·관·정 협의체, 매입 논의
1999년 촬영한 광주광역시 동구 산수동 무등산 자락에 자리한 옛 신양파크호텔 전경. 호텔은 2019년에 폐업했다. 광주시 제공
1999년 촬영한 광주광역시 동구 산수동 무등산 자락에 자리한 옛 신양파크호텔 전경. 호텔은 2019년에 폐업했다. 광주시 제공

광주광역시가 난개발 우려를 낳고 있는 무등산 자락 옛 신양파크호텔 터(2만4160㎡) 매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26일 광주시와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광주시는 2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무등산 난개발 방지를 위한 민·관·정 협의회’(이하 협의회)를 운영한다.

광주시는 환경단체가 지난달 29일 무등산 공동주택 신축 반대와 난개발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시민 3039명 서명이 담긴 연명부를 제출했고 시의회 등에서도 지속해서 난개발 방지 대책을 요구해 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협의회에는 교수·환경단체 등 민간분야 10명, 국회의원·시의원·언론 등 5명, 공무원 4명, 도시건축 전문가 2명 등 모두 21명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신양파크호텔 터 공유화 방안과 공유화 이후 효율적이고 유지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 공유화를 위한 시민 공감대 형성 방안 등을 논의한다. 호텔 터 소유주가 참여한 회의를 통해 공유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매입기준(가격·범위)도 다룰 방침이다. 매입가에 대해 광주시는 감정평가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 쪽은 250억∼3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텔 터 공시지가는 151억3624만원이다.

이상배 광주시 도시재생국장은 “무등산이 가진 상징성을 고려해 신양파크호텔 터를 매입하는 쪽을 방향은 잡았지만 재정적 어려움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등산에 관한 사안은 광주시 단독으로 결정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민·관·정 협의체를 통해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1981년 문을 연 신양파크호텔은 경영 어려움으로 2019년 말 폐업했다. 소유주인 ㈜대양인투스는 호텔 터에 지하 2층∼지상 4층 6개동 80가구 규모 공동주택을 짓겠다는 건축계획서를 동구청에 제출하며 난개발 논란이 불거졌다. 1980년 당시 호텔 터는 옛 건축법에 따른 녹지지역으로 건축이 제한됐지만 전두환 정권은 옛 관광사업법을 적용해 관광호텔 건축을 허용했다. 호텔 터는 건축이 제한된 보전녹지지역에 해당하지만 광주시는 이미 호텔이 들어섰기 때문에 자연녹지지역으로 존치했다. 자연녹지지역에서는 지상 5층 미만 주택 건축이 가능하다.

이재창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본부장은 “호텔이 폐업했으니 원상 복구하는 게 맞다. 광주시가 매입 방안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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