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의 연구원 인건비를 빼돌린 전북대 농과대학 교수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유랑)는 2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전북대 ㄱ교수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북대산학협력단으로부터 연구원들이 7개 연구과제 명목으로 받은 연구비 6억5천여만원을 편취했다는 내용으로 공소 제기됐다. 검사는 편취금액이 5억원이 넘는다는 이유로 특경법 사기 혐의를 적용했으나, 연구과제별 참여연구원이 다르고 연구과제 출연기관 등이 다르기 때문에 (7개의 범행 모두를) 특경법의 사기로 묶기는 어렵다. 피고인의 이런 행위를 (특경법 사기가 아닌) 형법상 사기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권한이 절대적인 연구실에서 범행했고, (연구원과의) 통화내용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이 확인됐다. 하지만 편취한 연구원 인건비 대부분이 연구실 운영비·활동비 등 연구와 관련한 명목으로 지출된 점, 교육부 감사 이후 제재부과금으로 5억여원을 반환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ㄱ교수는 2013년 5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전북대 산학협력단이 연구원 인건비 명목으로 지급한 6억5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ㄱ교수는 미성년 자녀를 논문 공동저자로 기재하고 이를 자녀의 대학입시에 활용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으나 증거불충분 등으로 지난해 10월 불기소처분을 받기도 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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