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6월 제주시 오라동 한 농가 닭장 너머에서 공무원 등이 살처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말 시작된 H5N8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제주로까지 퍼졌다.
14일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는 전날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검사 결과 제주 한림읍 한 오리농장이 H5N8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제주도내 농장에서 H5N8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18개 농가에서 닭·오리 14만4404마리가 살처분됐던 2017년 6월 이후 3년8개월여 만이다.
도는 공무원, 공수의사 등 인력을 투입해 이 농장의 사육 오리 6045마리를 살처분 및 매몰 조치했다. 도는 “이 농가 주변 1~3㎞ 내 4개 가금농가에서 닭·오리 등 가금류 85마리를, 주변 3~10㎞ 내 51곳 농가에서는 가금류 101만5000마리를 키우고 있다”며 해당 농장들 직원과 축산차량에 일주일간 이동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날 경기 이천 한 산란계 농장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사례(H5형 항원 검출)가 나와, 방역당국이 농장출입 통제 및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지난해 11월26일(시료 채취일 기준) 전북 정읍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시작된 뒤 경북·전남·충북·충남·경남·제주 등지 가금농장으로까지 퍼졌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31건 △전남 17건 △전북 16건 △충남 9건 △충북 8건 △경북 6건 △경남 4건 △세종 1건 △제주 1건 등 93건에 달한다. 이날까지 살처분 매몰된 가금류는 △오리 194만마리 △닭 2372만마리 △기타(메추리·꿩·관상조 등) 193만마리에 이른다.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경기·강원지역 중 최근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됐거나, 산란계 사육이 많은 동두천·연천·포천·양주·가평·철원·춘천 7개 시·군과 제주도 전역 가금농장을 상대로 28일까지 특별대책을 추진한다. 사료차량은 2일 1회만 가금농장을 방문할 수 있고, 농장의 달걀은 주 2회만 반출이 허용된다. 또 가금농장 안 분뇨처리장이 없는 농장을 제외하고 분뇨 반출도 금지된다.
중수본 쪽은 “산란계 농장은 다른 가금농장보다 달걀 운반차량과 분뇨차량 등의 출입이 상대적으로 잦고, 기자재의 이동도 많아 농장 안 바이러스 유입 위험성이 크다”며 “경기와 강원은 11일, 제주는 13일 해당지역 산란계 농장에 외부 축산관계자 등의 진입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했다”고 밝혔다.
한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지난 10일 기준 달걀 한판(특란 30개) 소비자가격이 평년보다 40% 넘게 비싼 7482원에 거래되는 등 달걀값 고공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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