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공원에서 1960년 3월15일 부정선거 규탄 시위를 재현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15일 광주 곳곳에서는 61년 전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맞선 3·15 의거를 기리는 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광주광역시는 이날 서구 일가정양립지원본부 대강당에서 ‘제61주년 3·15의거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념식에는 광주 4‧19단체 회원뿐 아니라 1960년 4월18일 고려대 학생 시위를 이끈 당시 학생회장 김유진 전 국회의원 등 서울지역 4·19혁명 주역 9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기념식장 입구에서는 ‘3·15 의거 사진 전시회’가 열려 당시 시위상황을 소개했다.
낮 12시45분에는 동구 금남로공원에서 연극배우 30여명이 1960년 3월15일 이곳에서 벌어진 ‘곡(哭) 민주주의 장송 데모 시위’를 재현했다. 배우들이 “오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외치며 시작한 이 행사는 이승만 정부 규탄 시위에서 발생한 부녀자 폭행, 기자회견 내용 등을 연극 형식으로 보여줬다. 광주시는 행사 모습을 다큐멘터리 영화 형식으로 촬영해 ‘유튜브’ 등으로 전파할 예정이다.
1960년 3월15일 광주에서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저항해 열린 ‘곡(哭) 민주주의 장송’ 시위 모습. 호남4·19혁명단체총연합회
3·15 의거는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광주 시민들의 용기에서 비롯했다.
1960년 3월15일 제4대 대통령 선거와 제5대 부통령 선거날 이승만 정권이 동행감시투표와 대리투표 등 부정선거를 저지르자 광주 서구 양동에서 한 여성이 투표용지를 달라고 요구하다 동사무소 사무장에게 폭행을 당했다.
같은 날 상무대(육군교육시설) 소속 한 병사가 군인들의 공개투표 실상을 폭로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분노한 광주시민 1200여명은 이날 낮 12시45분께 ‘민주주의 사망을 애도한다'는 의미로 상복을 입고 민주당 광주선거사무실(현 금남로공원 자리) 앞에서부터 500여m 떨어진 전남도경찰국으로 행진했다. 무장경찰은 몽둥이와 물대포로 시위대를 폭력 진압했다.
같은 날 오후 3시40분께 경남 마산에서도 부정선거에 저항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날 밤 실종된 김주열(당시 15살)군은 마산 앞바다에서 4월11일 주검으로 발견되며 4·19혁명이 일어났다. 김영용 호남4·19혁명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는 “4·19혁명은 광주가 도화선이 됐고 마산이 분화구, 고려대가 기폭제가 됐다. 작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60주년 행사를 열지 못했는데 올해 행사를 통해 광주 3·15 의거도 국민이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