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일 광주광역시 동구 용연동 무등산국립공원에서 발견된 ‘붉은박쥐’(천연기념물 제452호). 광주시 제공
무등산국립공원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붉은박쥐’(천연기념물 제452호)가 발견됐으나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죽었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광주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광주센터)는 “지난달 15일 동구 용연동 인근 무등산국립공원 탐방로 입구에서 ‘붉은박쥐’를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용연마을 주민은 안면부가 다치고 날개가 찢어져 움직이지 못하는 박쥐를 발견해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로 신고했다. 광주센터로 옮겨진 박쥐는 집중치료를 받았지만 폐사했다. 센터 쪽은 기력이 쇠약한 상태로 겨울잠 중에서 깨어난 박쥐가 야외 활동을 하다 다친 것으로 추정했다. 붉은 박쥐가 무등산국립공원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붉은박쥐’는 몸길이가 4~6cm 정도로, 몸통 부분은 주황색을 띠고 귓바퀴와 날개막은 검은색이어서 ‘황금박쥐’라고 불린다. 주로 자연동굴이나 폐광 등에서 겨울잠(10월~5월)을 자는 세계적 희귀종이다. 국내에서는 1999년 전남 함평에서 최초 집단 서식이 보고됐으며 전국적으로 300~500여 마리 정도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가 2016년에 진행한 ‘무등산국립공원 익수류의 분포’ 조사에서는 무등산 내 용추동굴, 의상동굴 등 4개 지점에서 관박쥐, 문둥이박쥐, 우수리박쥐, 집박쥐, 검은집박쥐 등 5종이 확인된 바 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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