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 해룡면 신성리 옛 충무초등학교 터에 들어선 정유재란 역사공원의 평화광장. 순천시청 제공
정유재란 때 한·중·일 3개국 사이에 최대·최후의 격전이 벌어졌던 순천왜성 부근에 역사공원이 만들어졌다.
전남 순천시는 28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427번째 탄생일을 기념해 순천시 해룡면 신성리 옛 충무초등학교 터에 정유재란 역사공원의 평화광장을 개장했다.
이 광장에는 정유재란 당시 모진 고통을 겪었던 민초들의 조각상과 평화의 모자상이 중앙에 배치됐다. 이 조각상을 둘러싸고 순천왜성이 축성된 연도를 상징하는 판석 1597개를 깔았다. 또 전란을 넘어 평화를 추구하는 상징 조형물과 역사의 벽 등도 설치했다.
시는 이를 계기로 내년까지 해룡면 신성리 순천왜성 일원에 역사공원을 조성해 정유재란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순천왜성은 1597넌 9~11월 정유재란 발발 뒤 호남공략에 실패한 왜군에 의해 전진기지 겸 방어기지로 축조됐다. 육지와 바다를 잇는 요충으로 외성 3곳 2502m, 내성 3첩 1342m, 성문 12곳, 해자 등을 갖췄지만 현재는 내성 터 일부만 남았다. 당시 왜장 고니시 유키나가가 1만4천명을 이끌고 주둔했고, 이를 수복하기 위해 조·명이 연합한 육군 3만6천명과 수군 1만5천명이 두 차례 치열한 격전을 벌였다. 특히 이순신 장군은 왜성에서 남해로 가는 길목인 장도에 머물며 27일 동안 전투를 벌였고, 은거하던 고니시 유키나가를 남해도 앞바다로 유인해 노량대첩을 거두고 전사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9월 이곳에 당시 대치했던 조선의 이순신·권율, 명의 진린·등자룡, 왜의 고니시 유키나가 등 5명의 동상을 세우려다 ‘침략을 자행해 민초를 학살한 왜장은 세울 수 없다’는 여론에 밀려 계획을 수정했다.
시는 이날 오후 순천만생태문화원에 역사철학자 김용옥 선생을 초청해 ‘도올, 순천에서 정유왜란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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