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쓰기 전에 항상 좋은 말들은 이미 세상에 모두 나와 있지 않은가를 먼저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더 보탤 좋은 말은 아마 없거나 극히 적지 않을까 염려했다. 그런 염려에도 무언가를 말하게 하고 싶은 작품들을 만나면 어쩔 수 없이 말하고 싶어진다.…(중략)…그래도 그의 소설을 집요하게 읽고, 집요하게 그에 대해 말하고 싶은 작품이었다.”(박근형의 감상문 ‘비밀 정원에 이르는 세 가지 길’ 중에서)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에서 박근형(30·전북 전주)씨가 대상을 받았다. 상금은 200만원이다. 수상작품은 박혜영 작가의 <비밀 정원>을 소재로 한 ‘비밀 정원에 이르는 세 가지 길’이다. 박씨의 감상문은 “작품의 서사 구조를 해체한 후 인물의 관계를 부각하는 방식으로 자기만의 독서법을 만들었으며, 이 과정의 이음매가 거슬리지 않을 만큼 정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씨는 “<비밀 정원>을 여러 번 탐독하면서 작품 속 섬세하고도 공들인 문장들은 글을 쓰는 데 있어 애정과 다정함의 지점을 깊이 있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우수상은 김해광(30·경북 경산)씨의 ‘죽음과 생명, 고통과 기억의 향기’와 황혜림(25·경기 평택)씨의 ‘패하지 않을 패자의 서’가 차지했다. 우수상 상금은 각 50만원이다. 가작은 모두 30명이 받았다.
최명희문학관과 혼불기념사업회는 ‘좋은 독자가 좋은 작가를 만든다’는 믿음에서 인문학적 감성을 가진 독자 발굴 등을 위해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혼불의 메아리)을 2018년부터 해마다 열고 있다. 올해 공모전은 지난해 가을부터 3월 말까지 혼불문학상 수상작품 중 다섯 편을 대상으로 독후감을 공모해 모두 352편이 접수됐다. 참여자는 전북에서 45%로 가장 많았고, 서울, 경기, 대구, 인천 등의 순서였다. 연령별로는 11살 초등학생부터 83살 노인까지 다양하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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