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를 맡은 소리꾼이 전주예술고 학생 2명 앞에서 판소리를 시연하고 있다. 이 모습은 실시간으로 싱가포르 학생들에게 전송됐다. 전주시 제공
“랜선 타고 전주 한옥마을에 수학여행을 왔어요.”
싱가포르 고교생들이 비행기 대신 랜선을 타고 전북 전주로 수학여행을 왔다. 싱가포르 래플스고등학교 학생과 교사 20명은 지난 12일 온라인 현장 중계로 한옥마을과 전라감영, 영화의 거리, 팔복예술공장 등 전주 대표 관광지를 둘러봤다. 전주한지로 청사초롱을 만들고 영상을 통해 판소리 체험도 했다. 이 학교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전주를 찾아 글로벌 현장체험학습 활동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 탓에 걸렀고, 올해는 온라인 수학여행에 나섰다.
온라인 수학여행이 가능했던 것은 전주시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는 관광지 현장 중계를 했고, 지난달 한지와 풀 등을 담은 청사초롱 키트 20개를 싱가포르로 보내 이들이 청사초롱을 만들 수 있게 지원했다. 시는 싱가포르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전주예술고 학생들과 방탄소년단(BTS)의 춤을 배우는 시간을 편성하기도 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전주로 랜선 수학여행을 온 싱가포르 학생들과 서로 인사하는 영상. 전주시 제공
온라인 수학여행에 참여한 빅토리아 교사는 “지난 3년간 글로벌 체험학습지로 방문한 전주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한국 방문이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으로라도 전주를 만나고 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 전주로 수학여행을 가려 한다”고 말했다.
정명희 전주시 관광거점도시추진단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이동이 어려운 점을 참작해 랜선 수학여행을 기획했다. 앞으로도 거리의 한계를 극복한 랜선투어 상품을 개발해 전주를 외국 학생들이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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