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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참상’ 세계 알린 ‘제2 힌츠페터’ 찾는다

등록 2021-05-13 18:41수정 2021-05-14 02:32

5·18재단과 영상기자협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제정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취재에 나선 위르겐 힌츠페터(왼쪽)가 광주 인근에서 계엄군과 찍은 사진. <한겨레>자료사진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취재에 나선 위르겐 힌츠페터(왼쪽)가 광주 인근에서 계엄군과 찍은 사진. <한겨레>자료사진

1980년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독일기자 고 위르겐 힌츠페터(1937∼2016)를 기리는 언론상이 제정됐다.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조직위원회는 13일 광주 5·18기념재단 전시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 인권, 평화를 향한 투쟁을 취재, 보도하는 용감한 영상기자들을 발굴해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을 시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영상기자협회와 5‧18기념재단이 공동으로 시상하는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은 힌츠페터의 기자정신을 기억하기 위해 5·18 당시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한국 영상기자들의 반성을 담아 제정됐다.

조직위는 ‘세상이 악으로 물들 때 영상기자는 미래를 쓴다’는 주제로 다음달 1일부터 7월10일까지 누리집(hinzpeterawards.com)에서 초대 수상자 국제공모를 진행한다. 8월 말 시상자를 선정해 10월27일 서울에서 ‘제1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시상식을 한다. 홀수해는 서울, 짝수해는 광주에서 시상식을 연다.

독일 <제1공영방송> 소속 일본 특파원이었던 힌츠페터는 1980년 광주 소식을 접한 뒤 5월19일 서울로 향했다. 그는 택시운전사 김사복씨 차를 타고 5월20일 새벽 광주로 잠입해 외신기자로는 처음으로 5·18현장을 취재했다. 21일 계엄군의 감시를 뚫고 서울로 빠져나간 힌츠페터는 과자 깡통에 필름을 숨기고 일본 도쿄로 돌아가 취재 영상을 독일 본사로 보내 신군부의 만행을 세계에 알렸다. 5월23일, 27일에도 광주를 찾아 항쟁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힌츠페터와 김사복씨의 광주 잠입 이야기는 영화 <택시운전사>(2017년)로 만들어져 개봉돼 천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힌츠페터는 2003년 ‘제2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하며 “김사복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으나 1984년 김씨가 별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뜻을 이루지 못했다.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힌츠페터의 유지에 따라 광주시는 고인의 머리카락과 손톱 일부를 망월동 옛 5·18묘지에 안치하고 추모공원을 만들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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