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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기념식 무대 오른 전재수군·박용준 열사의 사연은?

등록 2021-05-18 18:29수정 2021-05-19 02:02

전군, 친구와 놀다 계엄군 총탄에 숨져
박 열사, <투사회보> 만들어 참상 알려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전재수군(오른쪽 둘째)의 가족사진. 5·18유족회 제공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전재수군(오른쪽 둘째)의 가족사진. 5·18유족회 제공

18일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기념식에서는 어린이 희생자 전재수(5·18 당시 11살)군의 사연이 기념공연 무대에 올라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5·18유족회가 만든 증언록 등을 보면 전군은 광주 남구 효덕동에 살았다.

1980년 5월24일. 그는 집에서 세살 아래 여동생과 물장난을 하고 있었다. 다리를 다쳐 누워 있던 아버지는 남매에게 “시끄럽다”고 했다. 전군은 친구들과 함께 집 밖 야산으로 놀러 나갔다. 전군은 도로에 군인 행렬이 지나가자 손을 흔들었다.

그 순간 군인들의 총이 불을 뿜었다. 전군을 매복한 시민군으로 오인하고 사격을 시작한 것이었다. 이 군인들은 광주 재진입 작전을 준비하려고 광주비행장으로 철수하던 11공수여단 소속 부대원이었다.

총소리에 놀라 도망치던 전군의 발에서 고무신이 벗겨졌다. 뒤돌아 신발을 주우려던 찰나, 총알이 가슴과 다리를 관통했다. 그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극심한 충격을 받은 전군의 어머니는 1984년, 전군 아버지는 2000년 한을 안은 채 생을 마쳤다.

얼굴 사진을 찾지 못해 무궁화 사진을 영정으로 쓰던 전군은 올해 초 가족이 앨범에서 초등학교 입학 사진을 찾으면서 41년 만에 얼굴이 알려졌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lt;투사회보&gt; 글씨를 썼던 박용준 열사. 시민단체 광주로 제공
5·18민주화운동 당시 <투사회보> 글씨를 썼던 박용준 열사. 시민단체 광주로 제공

기념공연의 또다른 주인공 박용준(1956~1980) 열사는 광주지역 초창기 노동운동가이자 마지막까지 계엄군에 맞서 싸운 시민군이다. 5·18 유공자들은 박 열사를 민중언론 <투사회보>의 대표 필경사로 기억하고 있다.

고아였던 박 열사는 보육원에서 지냈다. 구두닦이 등으로 학비를 벌어 야간고등학교를 마쳤다. 17살이 되던 1973년부터는 광주와이더블유시에이(YWCA) 신협 직원으로 일했다. 그는 1978년 직장 동료이자 사회운동가였던 김영철을 만나 노동야학인 ‘들불야학’에 참여했다.

박 열사는 1980년 5월 직장 근처에서 학생들이 군인에게 얻어맞는 것을 본 뒤 들불야학 동료들과 항쟁에 참여했다. 광주 참상을 당시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자 그와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는 <투사회보>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상황을 직접 알렸다. 윤 열사가 초안을 쓰면 글씨를 잘 썼던 박 열사가 철필로 등사지에 옮겨 적었다. 박 열사는 항쟁 마지막날인 5월27일 <투사회보>를 제작했던 광주와이더블유시에이 건물을 지키다 계엄군에 사살됐다. 광주와이더블유시에이,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등 광주시민단체들은 5·18 41주년을 맞아 박 열사의 글씨체를 컴퓨터 글꼴로 만들어 21일부터 무료 배포할 계획이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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