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찬 열사 30주기 공동행사위원회가 오는 7일 양 열사에게 헌정할 사진집 <서른 번째 봄날, 우리 다시 1991> 표지.
지난 1991년 11월 ‘제2의 하와이가 아닌 제주도를 원한다’며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를 외친 양용찬 열사 추모 30돌을 맞아 추모제와 문화제 등이 열린다.
양용찬 열사 30주기 공동행사위원회는 오는 7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양용찬 열사 묘역에서 추모제를 열고,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 반대 운동 사진들을 모은 사진집을 열사에게 헌정한다고 3일 밝혔다.
사진집 <서른 번째 봄날, 우리 다시 1991>은 당시 제주도개발특별법(현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전신) 제정을 저지하기 위한 시민과 학생들의 생생한 반대 투쟁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집은 사진 165장과 신문자료 11건, 양 열사의 글 6편 등으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공동행사위원회는 7일 오후 5시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지난 30년 동안 제주지역에서 지역운동에 참여하다 숨진 열사들을 추모하기 위한 합동 추모 문화제를 연다. 이날 행사에서는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의 집전으로 처사영맞이 열사굿과 시화 및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투쟁 사진 등을 전시하며,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제주사랑 양용찬 상’도 수여한다.
양 열사는 제주대 사회학과에 입학했다가 학업을 그만둔 뒤 농사일 등을 하면서 서귀포나라사랑회의 ‘서귀포문제 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해오다 1991년 11월7일 “나는 우리의 살과 뼈를 갉아먹으며 노리개로 만드는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로서의 제주도를 원하기에 특별법 저지, 2차 종합개발계획 폐기를 외치며, 또한 이를 추진하는 민자당 타도를 외치며 이 길을 간다”는 글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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