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도내 상수도의 유수율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시설을 개선하고 있지만 효과는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제주도 감사위원회와 도 상하수도본부 등의 말을 들어보면 도 상하수도본부는 지난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총사업비 3934억원을 들여 2016년 44.5%였던 도내 상수도 유수율(수돗물 생산량 가운데 누수되지 않고 경제적인 수익을 발생시키는 수량의 비율)을 8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상수도 관망개선을 위한 블록시스템 구축사업 등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낡은 상수관 725㎞를 정비하고, 378블록의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블록시스템은 급수구역을 일정 규모로 나눠 블록 내 수압, 수량, 수질 등을 감시하고 제어해 최적의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도 상하수도본부는 2017년 307억원, 2018년 180억원, 2019년 259억원, 2020년 333억원을 투입했고, 올해 323억원 등 지금까지 모두 140억원을 투입해 시설개선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간 유수율은 2017년 45.7%에서 2020년 48.9%로 4년 동안 4.4%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애초 상하수도본부는 2017년 50%, 2018년 54%, 2019년 63%, 2020년 73%, 2021년 83%의 유수율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지난 7월 상하수도본부에 대한 감사를 벌인 도 감사위원회는 읍·면 지역 유수율 제고사업의 경우 5개 지구 모두 목표 유수율 70%를 달성하지 못한 채 사업계획 변경과 공사 기간 부족 등의 사유로 사업 기간을 연장해 감사일(7.13~28일) 현재까지 사업을 끝내지 못했고, 읍·면 지역과 동 지역,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의 목표 유수율을 각각 70%와 75%, 85%로 다르게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의회에서도 지난달 행정 사무감사에서 목표 유수율에 대한 재검토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도 감사위원회는 유수율 정체 사유에 대해 “유수율 제고사업이 2016년부터 시작됐지만 2019년부터 집중투자됐고, 올해 읍·면 지역 블록구축사업이 끝나고 동 지역 유수율 제고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유수율 상승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매년 예산 집중 투자로 2025년까지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 감사위원회는 “오는 2025년까지 잔여 투자비 2513억원을 투자해도 목표 유수율 달성은 물론 유수율이 크게 개선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상하수도본부는 실현 가능한 목표 유수율 설정 등 상수도 관망의 목표 유수율 유지·관리계획을 재수립해 목표 유수율이 제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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