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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제주

독립·호국·민주 유공자 한자리에…국립제주호국원 개원

등록 2021-12-08 15:18수정 2021-12-08 15:34

전국 첫 통합형 국립묘지 조성 1만기 규모
1호 안장자 6·25 때 전사한 고 송달선 하사
8일 개원한 국립제주호국원. 국가보훈처 제공
8일 개원한 국립제주호국원. 국가보훈처 제공

전국에서 처음으로 독립과 호국, 민주열사를 한 곳에 안장할 수 있는 국립묘지가 제주에 마련됐다.

국가보훈처는 8일 오후 제주지역 최초의 국립묘지인 국립 제주호국원을 개원했다. 김부겸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호국원 현충광장에서 열린 이날 개원식은 `대한민국의 영웅, 한라에 오르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김 총리는 “국립묘지는 나라와 공동체를 위해 희생과 헌신하신 분들에 대한 마지막 예우이다. 이 예우를 통해 희생자들의 명예를 기리고 공동체를 튼튼히 만들어나간다”며 “제주호국원 개원에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민주화 유공자 등 모두 8662명의 유공자가 있다. 그러나 국립묘지가 없고 공적이 있음에도 육지에 안장하기 어려워 제주 충혼묘지가 그 기능을 대신했다. 이번 제주호국원 개원은 나라가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호국원은 독립투사와 참전용사, 민주 유공자까지 안장이 가능한 전국 최초의 통합형 국립묘지이다.

보훈처는 사업비 505억원을 들여 제주시 노형동 산19-2 일대 27만㎡의 터(옛 제주시 충혼묘지)에 제주호국원을 조성했다. 제주호국원은 봉안묘와 봉안당에 모두 1만기를 안장할 수 있는 규모로 기존의 제주시 충혼묘지를 포함해 9개의 묘역으로 구분됐다.

국립 제주호국원 내 옛 제주시 충혼묘지. 허호준 기자
국립 제주호국원 내 옛 제주시 충혼묘지. 허호준 기자

호국원 안 현충관에는 안장식 행사를 할 수 있는 대형 강당이, 안내동에는 안장 관련 서류 접수실과 가족 대기실이, 충혼당에는 유족들의 개별추모를 위한 제례실 8곳과 함께 5천기 규모의 봉안당이 자리하고 있다. 보훈처는 그동안 제주도내 충혼묘지와 개인묘지 등에 안장된 국가유공자 등의 유해를 개인 의사에 따라 호국원으로 이장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제주호국원 제1호 안장자는 한국전쟁 때 참전했다가 전사한 고 송달선 하사다. 1951년 5월 국군 11사단 소속으로 동해안 진격 과정에서 북한군 6사단과 벌였던 설악산 전투에서 전사했다. 2011년 유해가 발굴된 뒤 지난 10월12일에야 신원이 확인돼 70여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해병대 3기로 인천상륙작전 등에 참전했던 동생 송치선(91) 6·25참전유공자회 제주도지부장은 “어머니는 두 형제 중 나만 살아서 돌아오자 형님을 대정 충혼묘지에 가매장한 뒤 3일장을 치렀다”며 “다행히 지난해 별세한 형님의 아들이 아버지를 찾기 위해 제주보건소에 유전자를 채취해 놓아 전사한 형님의 유해를 확인할 수 있게 됐고, 이번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하게 돼 형님의 넋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게 됐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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