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 직원들이 국립공원 안에 무단 매립된 쓰레기를 확인해 수거하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제주 한라산국립공원 곳곳에 20t 이상 쓰레기가 묻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국립공원 내 쓰레기매립 의심지역을 전수조사해 생활쓰레기 등 21t 안팎이 묻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국립공원관리소 쪽은 지난해 9월부터 2개월 동안 옛 표고버섯 재배지와 숯가마터 등 오랜 기간 주민이 살아오던 곳들을 찾아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한라산국립공원 안에서 △제주시 애월읍 냇새오름 주변 △서귀포시 하원수로길 옛 표고버섯 재배지 △서귀포시 남원읍 수악계곡 상류 △제주시 노형동 천왕산 인근 4곳에서 쓰레기매립 사실을 확인했다. 쓰레기는 주로 술병과 음료수병, 가재도구, 폐비닐, 폐시설물 등이 대부분으로 조사됐다. 이들 쓰레기는 1960~80년대 한라산 일대에서 표고버섯 재배나 숯 생산, 양봉과 벌채 등을 하는 주민들이 살다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쓰레기 수거에는 산림청 헬기가 나선다. 쓰레기매립 지역이 고지대인데다 길이 없어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국립공원관리소는 한라산국립공원 안인 물장오리오름과 성판악 탐방안내소 인근에서 매립된 쓰레기를 발견해 수거했다. 고용희 국립공원사무소 공원보호과장은 “오는 5~6월께 쓰레기를 수거할 계획이다. 탐방객들도 쓰레기 되가져오기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한라산 일대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1970년대까지 표고버섯 재배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1970년 당시 한라산국립공원 내 표고버섯 재배농가가 76곳이 있었으나 현재는 국립공원 내 2곳과 인접지역 농가 6곳만이 표고버섯을 재배한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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