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들의 물질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해녀굿이 이달부터 오는 4월초까지 제주도내 어촌계별로 잇따라 열리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 해녀들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해녀굿’이 제주도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7일 서귀포시 하효동 어촌계의 해녀굿을 시작으로 오는 4월 초까지 도내 34개 어촌계가 해녀굿을 봉행한다고 15일 밝혔다. 해녀굿은 물질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해녀들이 진행하는 전통의례로, 마을 어촌계 주관으로 음력 1월 초부터 3월 초까지 도내 해안가에서 진행한다. 해녀들은 주로 음력 1~2월에 안전조업과 풍어를 기원하는 의례행사를 갖는다.
음력 정월 초하루와 또는 보름날에는 ‘뱃고사’를, 음력 2월 영등굿을 할 때는 ‘지드림’이라는 의식을 한다. 뱃고사는 해녀들이 개당이나 돈짓당이라고 하는 당에 가서 제를 지낸 뒤 제물을 준비해 배에서 고사를 지내는 의례이다. 지드림은 물질 등 안전조업과 풍어를 위해 요왕(용왕)에게 드리는 ‘요왕지’와 바다에 빠져 죽은 조상의 혼을 위로하는 ‘조상지’, 자신의 몫인 ‘몸지’를 바다에 던지는 의식이다.
해녀굿은 용왕굿, 영등굿, 해신제, 수신제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대표적인 해녀굿인 영등굿은 바람의 신인 영등신에게 풍요를 비는 굿이다. 영등신이 매년 음력 2월 초하룻날 제주도에 찾아와 곡식과 해산물의 씨를 뿌리고 15일에 우도를 통해 고향으로 되돌아간다고 전해진다. 이에 따라 오는 3월3일(음력 2월1일)에는 제주시 건입동 칠머리당에서 영등신이 들어오는 영등환영제를, 3월16일(음력 2월14일)에는 영등송별제를 연다.
한편 제주도내 대부분의 마을에서 마을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고 주민 간 결속을 다지기 위한 마을제가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포제, 마을제, 동제, 해신제 토신제, 당제, 풍어제 등의 이름으로 봉행됐다. 마을제는 1970년대 미신 타파를 명분으로 사라졌다가 1990년대 들어 대부분 부활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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