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폐기물 소각시설 이례적 유치경쟁…수익금 등 ‘인센티브’ 매력

선정땐 주민편익시설에 260억 투입
해마다 10억~20억 수익금도 마을에 돌려줘

제주시 구좌읍에 설치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소각시설에 폐기물이 반입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지역에서 폐기물 소각시설 유치에 일부 마을들이 적극 나서 눈길을 끈다. 기피시설로 분류되는 폐기물 소각시설 유치에 주민들이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제주도는 지난 15일 끝난 신규 광역 폐기물 소각시설 입지 공모사업에 3개 마을이 응모했다고 16일 밝혔다. 도는 앞으로 증가할 생활폐기물과 도내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하수 찌꺼기, 해양 폐기물 등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 2만7천㎡ 터에 하루 처리용량 380t 규모의 소각시설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도는 계획대로 추진되면 오는 2028년 가동할 예정이다.

광역 폐기물 소각시설 유치 희망 마을은 신청지 경계로부터 300m 이내 거주하는 세대주 80% 이상 동의와 함께 사유지인 경우 토지 소유자 매각 동의를 받고, 마을총회에서 지역주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뒤 제주도에 폐기물 소각시설 신청서를 냈다.

도는 폐기물 소각시설 입지 선정을 위한 세부기준을 만드는 과정에서 유치 찬성 주민 서명 등 주민들의 적극성과 주변 마을 협력 여부, 인구수와 민원 발생 가능성 등 주변 지역 현황 등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기피시설 공모에 마을이 유치 경쟁을 벌이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을들이 폐기물 소각시설 유치에 나선 것은 지역발전기금 등 인센티브 때문이다. 소각시설 입지로 선정되면 260억원 안팎이 투입되는 주민편익시설이 해당 마을에 들어서고, 해마다 폐기물 반입 수수료 10%인 10억~20억원에 이르는 기금을 마을 소득증대와 복리증진, 육영사업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허문정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새로 건립하는 소각시설은 제주지역에 필요한 시설이고, 유치한 마을은 마을발전에 큰 도움이 될 기회여서 유치 신청서를 낸 마을이 3개나 된 것으로 보인다. 주민 수용성을 고려해 입지 선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