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제74주년 4·3 희생자 추념 전야제가 2일 오후 제주시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제주민예총 제공
제주 4·3 제74주년을 맞아 올해도 4·3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문화예술 행사가 제주·서울 등지에서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찾아가는 현장예술제’를 진행하는 제주민예총(이사장 김동현)의 4·3 예술축전은 ‘항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말이 되지 못한 기억’이라는 주제로 6월5일까지 열리는 네 차례의 현장예술제의 첫 무대는 지난 19일 4·3 무장대의 훈련장소로 알려진 한라산 오림반에서 선보였다. 오림반예술제 ‘결기’라는 작품은 관객들이 제주 사람들이 왜 무장대가 됐는지, 그들이 이루고자 했던 미래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4월2일 오후 5시에는 ‘낙인과 차별을 넘어’라는 주제로 제주아트센터에서 74주년 전야제가 열린다.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전야제 1부에서는 제주4·3평화합창단과 어린이합창단 ‘메모리아&꽈트르’팀의 ‘애기동백꽃의 노래’와 ‘잠들지 않는 남도’로 시작해 뮤지컬팀 ‘튠즈’가 어두웠던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명한 ‘낙인과 차별을 넘어’를 뮤지컬 갈라콘서트 형식으로 무대에 올린다. 2부는 도내 무용수들의 무용공연 ‘말이 되지 못한 기억’, 국악연희단 하나아트와 마로의 ‘민중아리랑’, 제주 출신 포크가수 김대익과 싱어송라이터 안예은, 가수 정태춘의 공연 등으로 꾸며진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는 4월1~2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74주년 추모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범국민위 제공
4월9일에는 제주시 구좌읍 다랑쉬굴에서 다랑쉬굴예술제 ‘봉인’을 연다. 다랑쉬굴을 기억하기 위한 예술제와 초토화로 ‘잃어버린 마을’이 된 다랑쉬마을을 순례하는 여정으로 마련됐다. 5월14일에는 해녀항쟁 90주년을 맞아 세회리예술제 ‘항쟁’을, 6월5일에는 무장대사령관 이덕구의 이름을 딴 제주시 조천읍 이른바 이덕구산전(북받친밭)에서 산전예술제 ‘기억’을 연다.
제주언론학회는 4·3평화재단, 4·3연구소와 공동으로 26일 오후 2시 제주4·3평화공원 내 어린이체험관에서‘다랑쉬굴 발굴 30년, 성찰과 과제’를 주제로 당시 11구의 유해가 있는 현장을 취재했던 전·현직 언론인들의 발표회를 열고 토론을 이어간다.
서울에서도 제주4·3범국민위원회 주최로 지난 22일부터 4월10일까지 전태일기념관과 함께 ‘전태일기념관 인권·민주·평화의 역사전: 제주4·3 제74주년 기념-봄이 와수다’를 열어 보리아트 작가 이수진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30일부터 4월5일까지는 서울 인사아트프라자 전시관에서 4·3과 여순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미군정 문서와 국내외 언론 보도 내용, 그림, 사진, 설치미술 등이 전시된다. 전국 순회 전시회도 연다. 4월1~2일엔 전태일기념관에서 4·3 당시 동굴 속으로 피신한 도민들이 겪은 고통을 담은 1인극 ‘너에게 말한다’가 무대에 오른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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