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생들이 4일 ‘4·3 작은 전시관’ 개관 전시회에서 선배들이 참여했던 4·3 진상규명운동 시위 사진들을 살펴보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제주4·3을 알고 싶은 대학생들을 위해 제주대에 ‘4·3 작은 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제주대 총학생회(회장 양우석)와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고희범)은 5일 학생이나 교직원 등이 언제든지 4·3을 알거나 기억할 수 있도록 제주대 학생회관 3층 회의실을 ‘4·3 작은 전시관으로 꾸며 지난 4일 개관했다고 밝혔다.
4·3 전시관 개관은 이 대학 총학생회가 4·3평화재단과 올해 초 4·3평화대행진 행사와 관련한 회의를 하다가 창고를 의미 있는 공간으로 활용해보고 싶다고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학생들은 창고에 있던 각종 물품을 빼낸 뒤 가로 9m, 세로 6m 정도의 내부를 페인트칠해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4·3평화재단의 도움을 받고 마련된 작은 전시관에는 △4·3연표 △제주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사진으로 보는 제주대학교 4·3 진상규명운동 △전국대학생 4·3평화대행진-우리는 함께 걸었습니다 등 4개의 전시코너와 상설분향소, 영상 시청 코너 등으로 구성됐다.
‘4·3연표’는 1945년 해방 이후 1954년 9월21일 한라산 출입을 통제했던 ‘금족구역’ 해제까지 4·3의 전개과정을 전국과 제주의 상황으로 나눠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에는 4·3의 전개과정과 피해 상황을 5개의 패널로 만들어 설명해 놓았다. ‘평화대행진’ 코너에서는 4·3평화재단의 후원으로 2015년부터 8년째 이어지고 있는 ‘전국 대학생 4·3평화대행진’ 모습을 담았다.
제주대 학생회관에 상설 ‘4·3 작은 전시관’이 4일 문을 열었다.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제주대학생들이 당국의 탄압 속에 처음 개최했던 1989년 4·3추모제를 비롯해 4·3 진상규명운동의 시위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사진으로 보는 제주대학교 4·3진상규명운동’도 눈길을 끈다. 영상 시청 코너에서는 4·3평화기념관 해설 영상 및 평화공원 해설 영상, 영상공모전 수상작 등 4·3평화재단에서 제작한 영상과 제주대 총학생회가 제작한 홍보 영상, 4·3 관련 영화 및 다큐멘터리 등 원하는 영상을 선택해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양우석 제주대 총학생회장은 “학우들이 4·3을 일상에서 쉽고 가깝게 접근할 수 있도록 4·3 작은 전시관을 개관하게 됐다. 우리 학우라면 한번을 들러서 4·3을 기억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희범 재단 이사장은 “학내 공간을 4·3 알리기 공간으로 상시 제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선배들이 이뤄온 진상규명운동의 정신을 후배들이 이어가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