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 관광객 전면 허용 이후 31일 오후 처음으로 제주를 찾은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제주 관광에 나섰다. 허호준 기자
“처음으로 크루즈를 타고 제주도를 방문하게 돼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이번에 아름다운 제주도를 보고 돌아가 더 많은 사람에게 이곳을 알리고 앞으로 기회가 되면 자주 찾을 계획입니다.”
31일 오후 2시 제주항 제주국제여객터미널에서 만난 중국 관광객 마자쥔(40)은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그는 “오래전 제주도에 왔을 때 주상절리 등 관광지들을 돌아봤다”며 “이번에는 새로 생긴 이색카페와 인플루언서들이 많이 다녔던 관광지와 맛집에 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중국 단체 관광객 669명을 태운 블루드림스타호(2만4782t·정원 1275명)가 이날 오후 제주에 도착했다. 중국발 크루즈의 제주도 기항은 2017년 3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단된 지 6년 5개월 만이다.
이 크루즈는 애초 이날 오후 일본 나가사키로 출항할 예정이었으나, 제12호 태풍 기러기의 영향으로 제주에서 1박한 뒤 상하이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 관광객들은 오후 10시께 크루즈로 돌아간 뒤 1일 오전 9시부터 제주 단체 관광에 나선 뒤 오후 5시 출항한다.
블루드림스타호의 갑작스러운 출항 일정 변경은 날씨 변수와 함께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반일 감정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관광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블루드림스타호를 타고 온 중국 관광객들은 전세버스에 나눠 타고 용두암 등 시내 관광지와 쇼핑센터 등으로 향했다. 중국 지린성 출신 카오싱(25)은 “제주도에 처음 방문한다. 아름다운 섬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가보고 싶은 곳을 결정하지 못했다. 크루즈 관광이 재개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중국발 크루즈 관광 행사를 맡은 뉴화청국제여행사의 우영매 대표는 “앞으로 더 큰 규모의 크루즈가 들어올 계획인 만큼 방문객들이 제주에 체류하는 동안 지역 먹거리나 쇼핑 등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터미널 도착장에서는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제주도관광협회 등 관계자들은 물론 이 지역 풍물패와 제주자치경찰단의 기마경찰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환영행사가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내년도 제주항과 서귀포 강정항에 입항 의사를 신청한 크루즈는 현재 334건이 넘는다. 90만여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게 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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