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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남편 살해’ 피고인 “성폭행 피하려다 우발적”…계획범행 부인

등록 2019-07-23 15:05수정 2019-07-23 20:38

제주지법, 23일 첫 공판준비기일 진행
재판부 “범행 전 인터넷 검색 등 설명해야”
제주지방법원 전경.
제주지방법원 전경.
제주에서 전남편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아무개(36)씨가 법정에서 사전 계획된 범행이라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고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부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해왔다.

고씨의 변호인은 23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은 졸피뎀을 먹인 뒤 미리 소지한 식도로 살해했다는 공소사실을 부인한다. 성폭행 시도에 대응하다가 수박을 자르기 위해 소지한 식도로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장 내용과는 달리 “고씨가 (전남편과) 이혼하는 과정에서 증오의 대상으로 생각해 살해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 아니다. 범행도구를 검색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살해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전남편을 살해한 뒤 혈흔을 청소하고 주검을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우발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인터넷 검색 내용을 보면 살해를 준비하는 듯한 단어가 많이 나온다. 검색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으니까 왜 검색했는지 다음 공판 때까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 피고인과 접견해서 어떻게 진술할지 다음 공판까지 준비해달라”고 변호인에게 요구했다.

반면 검찰은 이 사건을 ‘계획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고씨가 사전에 범행도구를 검색하거나 구입한 정황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범행동기와 관련해 “이혼 과정에서 형성된 왜곡된 적개심, 아들에 대한 비현실적 집착, 피해자와의 주기적 면접 교섭을 재혼생활의 장애로 여긴 것 등이 주요 동기”라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서는 피해자 유족을 비롯한 방청객 30여명이 재판을 지켜봤다. 제주지법은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자 처음으로 법정 앞에서 선착순으로 방청권을 나눠줬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고씨 쪽 변호인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접견을 하면서 많은 대화를 했지만, 범행 과정 등에 대해 대부분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부끄러워 하는 마음과 억울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 쪽이 참석해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재판에 출석할 의무가 없어, 고씨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준비절차를 마무리하고 다음달 12일 정식 재판을 열기로 했다. 이후 재판은 격주 월요일마다 열릴 예정이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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