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줄무늬가 있고 어두운 곳에서 형광 파랑을 띠는 청줄돔, 아홉개의 줄무늬가 있는 아홉동가리, 거북등 같은 무늬에 노랑을 띠고 있는 거북복 등 여러 가지 색을 띤 아열대 어종을 이제는 제주도 연안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제주도 내 연안에 나타나는 물고기 10마리 가운데 4마리 이상은 아열대성 어종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박완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수산과학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제주도 연안의 아열대성 어종 출현빈도가 증가해 해마다 40% 이상이 아열대 어종으로 확인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는 지난 2012년부터 해마다 분기별로 제주도 동서남북과 가파도 등 5개 지점에서 아열대성 어종의 출현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제주 연안에 아열대성 어종이 가장 많이 나타난 2013년에는 53%로 10마리 가운데 5마리 이상이 아열대성 어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아열대성 어종 출현율이 43%로, 해마다 43~46%의 어류가 아열대성 어종으로 조사됐다. 연구소 쪽이 지금까지 제주 연안에서 조사한 아열대성 어종은 모두 67종에 이르고 있다.
제주 연안에 나타난 아열대성 어종 가운데는 맹독성인 파란선 문어와 같은 어종도 있고, 아홉동가리나 호박돔, 거북복 등 식용으로 가능한 어종도 있다. 아홉동가리는 횟집에서 먹거리로 나오기도 한다.
이처럼 아열대성 어종이 제주 연안에 출현하는 빈도가 높아지는 것은 해수면 온도의 상승과 기후변화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50년(1968~2018) 동안 우리나라 연근해의 표층 수온은 1.23도 올랐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표층 수온은 0.49도 상승해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 상승률이 2.5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최근 29년(1989~2017) 동안 우리나라 연안의 평균해수면 상승률은 연간 2.90㎜이지만 제주도 연안은 4.4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고준철 제주수산연구소 연구사는 “주로 일본 오키나와와 타이완, 중국 동남쪽 바다에 사는 이들 어종이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고, 쓰시마난류 세력이 커지면서 이 세력에 편승해 우리나라 연안 쪽으로 올라오고 있다. 현재는 아열대성 어종의 자원량을 추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고, 출현 추이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사진/국립수산과학원 누리집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