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숲 파괴’ 논란을 빚은 제주 비자림로 확장공사 구간. 허호준 기자
지난해 5월 ‘삼나무숲 파괴’ 논란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제주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1년 만에 재개됐다.
제주도는 27일 비자림로 확장공사 제2구간(제2대천교~세미교차로) 1.36㎞의 확장공사를 위해 중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삼나무 벌채 작업에 들어갔다. 제주시 구좌읍 대천교차로와 금백조로를 잇는 2.9㎞의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2018년 6월 시작해 2021년 6월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삼나무숲 훼손 논란과 법정보호종 동·식물의 발견 등으로 지난해 5월 공사가 중단됐다.
도는 그동안 제주지역을 관할하는 영산강유역환경청이 환경저감대책 보완을 요구함에 따라 주요 조류, 포유류, 양서류 등의 분포 현황과 번식지, 이동 경로 등 생태 특성 검토와 야생동물 이동통로 설치 등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이에 따라 도는 기존 8m의 중앙분리대를 1.5m로 축소하고 갓길과 길어깨 등의 너비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환경저감대책을 보완했다. 도는 또 전문가 의견 검토 결과 2구간 삼나무는 보존가치가 낮은 것으로 판단돼 이날 2구간에 대한 공사를 재개했다.
도는 1구간과 3구간도 오는 6월 말까지 정밀조사 용역을 거쳐 영산강유역환경청과 협의를 거쳐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그러나 비자림로 확장공사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이날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자림로 공사 재개를 규탄했다.
삼나무숲 파괴 논란으로 관심을 끈 비자림로 확장·포장공사는 사업비 242억원을 들여 대천교차로~금백조로 들머리까지 2.94㎞ 구간을 도로 너비 22m로 확장하는 공사다. 그러나 지난 2018년 6월 공사가 착공된 뒤 삼나무숲 파괴 논란이 일면서 같은 해 8월 공사를 일시 중단했고, 지난해 3월 공사를 재개했다가 멸종위기 동·식물이 잇따라 발견되자 같은 해 5월 또다시 공사를 중단한 바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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