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저염분수가 제주도 인근 해양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 제주도가 대책 마련에 비상이다.
제주도는 최근 ‘중국 양쯔강 대홍수 대비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중국발 저염분수의 유입 가능성과 단계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2일 밝혔다. 도는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공동으로 전담 대응 체계를 마련해 동중국해 저염분수 이동 상황을 예찰하고 있다.
도는 지난 6월 중순 이후 시작된 중국 남부지역 집중호우로 양쯔강 유출 수량이 평년 대비 44%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양쯔강은 지난 12일 초당 8만3200t의 물이 흐르는 유출량을 기록한 뒤 26일 기준으로 7만t 이상의 유출량을 기록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양쯔강 유출량을 관측한 2003년 이후 최대 규모이다.
제주도 연안에 저염분수가 유입돼 어패류 등 수산물이 집단 폐사하는 피해가 발생한 2016년 당시 유출량 6만6700t에 비해서도 많다. 양쯔강에서 유출된 강물과 바닷물이 섞여 염분농도 30psu(해수 1㎏ 속에 녹아있는 염류의 총량 단위) 이하인 저염분수가 돼 제주 연안으로 흘러들어오면 제주도내 어패류 등 수산생물에 위협을 준다.
도는 기존 모니터링 체계에 더해 해양수산부 등 유관기관과 연계해 전담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로 하는 한편 수온과 염분농도에 따라 1단계에서 4단계까지 단계별 행동요령을 강화하고, 유사시에는 금어기를 해제하거나 수산생물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등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미리 대응하기로 했다. 도는 또 저염분수뿐 아니라 해양 쓰레기도 유입할 우려가 있어 제주 연안 2마일 이내 접근 시에는 청항선과 어항관리선 등을 동원해 신속하게 수거하기로 했다.
앞서 제주지역에서는 2016년 8월 서부연안을 중심으로 저염분수가 열흘 넘게 유입돼 공동어장 등에 피해를 줬으며, 1996년에는 저염분수로 인해 소라, 전복 등 어패류가 집단 폐사해 59억여원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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