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제주

“제주바다를 건너며 살아온 사람들”…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

등록 2020-08-12 15:18수정 2020-08-12 15:35

11~10월11일 ‘바다에서 바라본 제주바다’ 특별전
최부·장한철 <표해록>과 제주의 민속품 등 전시
네덜란드인 하멜이 작성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lt;네덜란드 배의 제주도 난파기와 조선국기&gt;의 1670년 프랑스 초판본. 국립제주박물관 제공
네덜란드인 하멜이 작성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네덜란드 배의 제주도 난파기와 조선국기>의 1670년 프랑스 초판본. 국립제주박물관 제공

“사나운 바람, 성난 파도, 외로운 배는 솟았다 가라앉았다 하는데 높이 솟을 적엔 마치 하늘 위로 오른 듯하고, 내려갈 땐 밑도 끝도 없는 물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듯하였다. 밤은 이미 캄캄하여 동서를 분별할 수가 없는데 바람은 까불어대고 비는 마구 퍼붓고 배는 풍랑에 들볶인다.”

1770년 12월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제주를 떠났던 제주사람 장한철의 <표해록>은 배의 표류 상황을 실감 나게 기록했다.

“제주가 원에 조공할 때에 명월포에서 순풍을 만나 직항로로 7일 만에 백해를 지나 대양을 건넜는데 지금 우리가 표류하는 길이 직항로인지 옆길인지 알 수가 없다. 우리가 살고 죽는 것은 하늘이 하는 바이고 바람이 순조롭거나 그렇지 않은 것은 하늘이 실로 주재하는 것이다.”

장한철보다 280여년 앞선 1488년 표류해 중국을 거쳐 돌아온 최부의 <표해록>에도 제주바다를 건너다 표류하는 심정이 잘 드러나 있다.

대동여지도에 나온 제주에서 육지로 가는 바닷길. 국립제주박물관 제공
대동여지도에 나온 제주에서 육지로 가는 바닷길. 국립제주박물관 제공

장한철과 최부 등 제주바다를 건너다 표류하거나 하멜처럼 제주에 표착해 제주와 제주바다에 대한 옛 기록들을 한데 볼 기회가 마련됐다.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유식)은 국립해양박물관, 제주대학교 박물관과 공동으로 11일부터 오는 10월11일까지 ‘해양 제주-바다에서 바라본 제주바다’ 특별전을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열고 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세계 섬문화 네트워크의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 섬과 바다를 조명하는 다양한 주제의 특별전을 기획해왔으며, 이번 전시도 그 일환으로 열리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해양박물관이 소장한 17~19세기 서양의 해양지도, 제주대박물관이 소장한 제주의 민속품 등 제주의 섬·바다·사람을 알 수 있는 전시품 100여점을 전시했다.

태왁 망사리. 국립제주박물관 제공
태왁 망사리. 국립제주박물관 제공

1부 ‘바다를 건너다’에는 헨드릭 하멜이 작성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네덜란드 배의 제주도 난파기와 조선국기>의 1670년 프랑스 초판본이 제주에서 처음으로 전시되고 있다. 조선시대 지도와 표해록 등에는 육지로 가는 바닷길과 제주사람들이 말하는 제주바다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2부 ‘바다에서 살아가다’는 바다에서 살아가는 제주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어업에 사용했던 족바지와 자리눈, 태왁, 빗창과 물허벅, 영등굿에 사용했던 무구들이 선보인다.

김유식 관장은 “제주바다를 건너고, 제주바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전시의 주인공이다. 제주의 푸른 바다와 검은 바위가 이번 전시로 관람객들에게 다른 의미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