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종 해군 참모총장이 3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아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진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공동취재단 제공
해군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갈등을 빚은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부석종 해군 참모총장은 3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아 해군본부와 강정마을회 간 ‘민·군상생 발전을 위한 협약식’을 갖는 자리에서 주민들 앞에서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유치와 건설 추진 과정에서 주민 여러분들께 불편과 갈등을 초래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해군의 공식 사과는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입지로 선정된 때부터 따지면 13년, 건설을 시작한 때부터는 10년이 걸렸다.
제주 출신인 부 총장은 “기지 유치 과정과 공사 진행과정에서 구상권 청구, 행정대집행 등 가슴 아픈 많은 일들이 있었다. 다시 한번 주민 여러분께 불편과 갈등을 초래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부 총장은 이어 “해군은 마을주민 여러분의 마음을 헤아려서 어렵게 성사된 ‘민·관·군 상생협의회’에 적극 참여해 지금까지 쌓인 갈등을 풀고 (해군기지 내) 서남방파제 친수공간 조성사업 등 마을주민 여러분께서 원하시는 지역발전사업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가 해군 참모총장으로서 이 일을 매듭짓고 새로운 상생의 길을 여는 역사적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약속했다. 부 참모총장은 제주시 구좌읍 출신으로 해군기지 건설 초기인 2013년 제주사업단장을 역임해 강정마을과 인연이 깊다.
강희봉 강정마을 회장은 “우리 마을은 갈등과 반목을 우리 세대에서 마무리하고 미래에는 행복한 공동체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에 참모총장의 사과를 요구하게 됐고, 이에 대한 화답으로 부석종 해군 참모총장이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공동체의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사법처리는 부당하며 사면돼야 한다. 지역발전계획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군본부와 강정마을회가 31일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민·군 상생 발전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공동취재단 제공
이날 해군본부와 강정마을회가 체결한 협약서에는 △국방부 소관 강정마을 지역발전계획 사업 추진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 민·군 협력 프로그램 운영 △제주해군기지 장병 자긍심 함양방안 마련 △기타 양 당사자 간 민·군 상생발전을 위한 사항 등을 협력키로 했다.
또 양쪽은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해 마련된 ‘민·관·군 상생협의회’의 실무회의 및 고위급 회의 등을 통해 협력사항에 대한 계획을 발전시키고 점검하기로 하는 한편 필요할 때 수시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한편 이날 부 총장의 강정마을 방문 소식이 알려지면서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마을주민들과 활동가 등이 마을회관 일대에서 손팻말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제주 해군기지는 입지 선정과 건설과정에서 수많은 갈등과 지역주민·활동가들과 충돌을 일으켰다. 주민들은 2007년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입지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며 반발했지만, 그해 6월 건설 예정지로 확정됐고, 2010년 1월 공사에 들어가 2016년 2월 완공됐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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