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일부 학교들이 일본 왕실의 국화 문장과 일장기 문양을 학교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등 일제 잔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풍의 교가와 식민 잔재 논란이 있는 나무나 꽃을 교목이나 교화로 사용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교육청은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양정필 교수)에 맡긴 ‘제주도교육청 일제 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연구용역’의 중간보고 결과를 10일 밝혔다. 제주대 산학협력단은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이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이번 연구 용역은 지난해 7월 제정된 ‘제주도교육청 일제 강점기 식민잔재 청산에 관한 조례’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중간보고 결과, 1955년 이전 개교한 77개 가운데 지금까지 67개교를 조사한 결과 민족문제연구소가 간행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 작곡한 교가와 일본 음계로 된 일본풍의 교가들이 다수 발견됐다.
또 일본 왕실의 국화 문장과 일장기를 합쳐 만든 ‘욱일문’ 도안이 담긴 교표를 사용하는 초등학교는 4곳이며, 월계수 도안을 사용한 초등학교는 5곳으로 나타났다. 식민잔재 논란이 이는 ‘가이스카 향나무’는 초·중·고 35곳이 교목으로 사용하고 있고, ’왜철쭉’으로도 불리는 영산홍이나 국화를 교화로 사용하는 학교는 21곳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반장이나 조회, 구령대, 주번, 당번 등의 용어도 일제 잔재로 지적됐다.
최종 용역보고서는 공청회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나오게 되며 학교 구성원들과 협의를 통해 청산 방향을 찾게 된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일제 잔재 청산 방향과 교육적 활용 방안 등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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