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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민심 뒤집고 ‘제2공항 강행’ 후폭풍…사퇴론 분출

등록 2021-03-11 16:05수정 2021-03-11 16:15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10일 제2공항 정상 추진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10일 제2공항 정상 추진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2공항 건설 찬반을 묻는 도민 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많은데도 ’적극 추진’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후폭풍이 거세다.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원 지사의 퇴진론까지 나오고 있다.

원 지사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성산읍 주민(500명)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앞세우고 “성산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제2공항 입지에 대한 지역주민 수용성은 확보된 것으로 이해한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라는 요구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반면 도민 여론조사(2천명) 결과 ‘반대’가 많이 나온 데 대해서는 “제2공항에 대한 접근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고, 기존 공항과의 조화로운 운영에 대한 염려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원 지사가 도민들의 반대 이유를 ‘접근성 보완’과 ‘현 제주공항과의 조화로운 운영 우려’ 때문으로 분석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1500만명을 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주 열풍으로 2015~2018년까지 4년 동안 한 달 평균 1078명의 인구가 유입되면서 교통난과 하수처리, 주택문제 등이 한꺼번에 불거졌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애초 찬성 여론이 많았으나 제주사회의 환경 수용성 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도민들이 반대한 것 아니냐. 원 지사가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헐뜯기 위해 의도적으로 엉뚱한 분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가 “대규모 국책사업은 찬반의 숫자보다 그 내용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을 두고, “내용이 중요하면 밀어붙여도 된다는 논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원 지사의 그런 논리 때문에 강정마을이 10여년 동안 심한 갈등을 겪었다.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주민 의견은 무시한 채 해군기지를 밀어붙이는 바람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겼었느냐”고 비판했다.

반대단체들이 지난달 19일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제2공항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왼쪽) 찬성단체들은 지난 3일 성산읍 지역 여론조사를 들어 제2공항의 정상 추진을 요구하고 앴다. 허호준 기자
반대단체들이 지난달 19일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제2공항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왼쪽) 찬성단체들은 지난 3일 성산읍 지역 여론조사를 들어 제2공항의 정상 추진을 요구하고 앴다. 허호준 기자

일부 제주도의원과 반대단체들 사이에선 원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원철·홍명환 도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원 지사는 동부지역과 서부지역 간의 찬·반 비율을 들먹이면서 도민사회 내부의 갈등을 조장하고 어렵게 성사시킨 도의회와의 합의도, 갈등 종식을 원하는 도민의 바람도 내팽개쳤다”며 “도민 갈등을 부추기는 원 지사는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좌남수 도의장은 고영권 정무부지사를 의장실로 불러 “도민 여론조사 이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말자는 도의회와의 합의를 파기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 지사는 여론조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도민과의 약속을 내팽개쳐버렸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제주녹색당도 “민심을 저버리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원 지사는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와 ‘도청앞천막촌사람들’도 성명을 내고 “도민들의 의사를 대변하지 않는 도지사는 도지사가 아니다”며 원 지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제주 제2공항 백지화 전국행동은 “원희룡 제주도정이 제2공항으로 촉발된 제주의 환경 수용성 문제와 도민사회 갈등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정부는 제2공항 사업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제주 제2공항 건설촉구 범도민연대·성산읍 청년 희망포럼’과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원 지사 발표 직후 논평을 통해 “원 지사의 입장 발표는 도민과의 약속을 지킨 당연한 결정이다“, ”국토부는 원 도정의 제2공항 추진 결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사업 정상 추진에 즉각 나서라”고 요구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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