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 공중화장실의 아래(왼쪽)와 위(오른쪽)에 안심스크린이 설치됐다. 부산 금정구 제공
자치단체와 공공기관들이 불법 촬영 피해를 예방하려고 공중화장실에 안심스크린을 잇따라 설치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 금정구가 남성용 화장실에도 안심스크린을 설치했다.
부산 금정구는 25일 불법 촬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1200만원을 들여서 공중화장실 23곳의 대변기 123개(남성용 44개. 여성용 79개) 옆 칸막이에 안심스크린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정구는 지난해 10월 전자기기를 악용한 불법 촬영 범죄를 막으려고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해 공중화장실에 안심스크린 설치를 의무화했다.
금정구는 다른 자치단체들이 여성용 공중화장실에만 안심스크린을 설치하는 것과 달리 남성용 공중화장실에도 안심스크린을 설치했다. 정미영 구청장은 “양성평등사회는 남녀 모두가 차별받지 않고 안전한 공동체를 말한다. 남성에게도 불법 촬영피해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으므로 남녀 공용화장실 모두에 안심스크린을 설치했다. 앞으로도 모든 주민의 불편과 안전을 섬세하게 살피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안심스크린은 화장실 칸막이의 위·아래 공간을 막아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를 이용한 불법 촬영 등 범죄행위를 차단하는 시설물이다. 금정구는 칸막이의 위·아래 공간이 3㎜ 이하가 되도록 했다.
앞서 부산에선 해운대구가 지난해 7월 해운대·송정해수욕장 여성용 공중화장실 16곳에 안심스크린을 설치했다. 서구는 지난해 송도해수욕장 임해행정봉사실 1층 공중화장실에 안심스크린을 설치했는데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자 지난 6월 송도해양레포츠센터·송도오션파크·구덕문화공원·천마산조각공원·암남공원 등의 여성용 공중화장실 20곳에 안심스크린을 설치했다. 부산 강서구는 지난달 여자화장실 18곳에 안심스크린을 설치한 데 이어 내년에 21곳에 안심스크린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한편, 2019년 부산에서 발생한 불법 촬영 범죄 380건 가운데 45건(11.8%)이 공중화장실에서 발생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