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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먼 물 솟았던 쓰레기 매립장이 19만 그루 ‘해운대숲’으로

등록 2021-09-22 17:50수정 2021-09-23 02:30

지난 5월 임시개방 하루 1300여명 방문
부산 해운대수목원 들머리 모습.
부산 해운대수목원 들머리 모습.

‘풀이랑 꽃이랑 나무의 기분 좋은 만남.’

지난 5월20일 임시 개방한 부산 ‘해운대수목원’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12만여명, 하루 평균 1349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과거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지난 19일 해운대구 석대동의 해운대수목원을 찾았다. 느티나무 등 634종의 수목 19만그루가 자리하고 있다. 수목원 7천㎡ 규모의 잔디광장 근처에는 높이 70~80㎝가량의 꽃댕강나무를 울타리로 동그랗게 설치해 만든 ‘미로원’과 나무 원통으로 만든 미끄럼틀로 꾸며진 친환경 어린이놀이터가 있다. 편백 숲과 침엽수 숲을 지나 돌벽 화단을 따라가면 작은 동물원이 나온다. 양, 당나귀 등 동물 4종 28마리가 각각 방사장에서 풀을 뜯는다.

작은 동물원 근처에서 만난 권아무개(64)씨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0여년 전에 일 때문에 이곳을 자주 지나다녔는데, 매립지 곳곳에서 시커먼 침출수가 솟아오르고 메케한 악취가 났다. 돌아보니 여러 나무와 꽃으로 가득하고 공기까지 맑아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수목원의 동물원에서 관람객들이 타조를 보고 있다.
부산 해운대수목원의 동물원에서 관람객들이 타조를 보고 있다.

권씨 말대로 해운대수목원은 예전엔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1987~93년 석대 쓰레기 매립장 62만8275㎡ 터는 쓰레기로 가득 찼었다. 악취·침출수 등 혐오시설로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았는데, 부산시는 2010년 2월 수목원 조성 계획을 세우고 2011년 11월 공사에 들어갔다. 쓰레기 매립층 위에 흙을 두껍게 덮고 다시 흙을 겹겹이 쌓은 뒤 나무와 풀을 심었다. 부산시는 43만9420㎡ 규모의 1단계 조성 공사를 끝낸 뒤 올해 5월 임시 개방했고, 2025년 21만3411㎡의 2단계 공사가 끝나면 완전 개방할 계획이다. 새로 만든 유해가스 배출 시설 29개만이 과거를 짐작하게 한다.

서울과 대구에서도 쓰레기 매립지를 수목원이나 공원으로 조성한 바 있다. 서울 마포구의 월드컵공원은 78~93년 쓰레기 매립지였다가 2002년 228만㎡ 규모의 환경·생태공원으로 조성됐다. 대구 달서구의 대구수목원은 우리나라 최초로 쓰레기 매립장에 만든 수목원으로 2002년 5월 24만4630㎡ 규모로 문을 열었다.

부산 해운대수목원의 친환경 어린이놀이터 ‘미로원’의 모습.
부산 해운대수목원의 친환경 어린이놀이터 ‘미로원’의 모습.

완전 개방을 앞둔 해운대수목원은 어떻게 가꿔야 할까.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는 “전시원 등 필수 필요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전문가 중심이 아닌 시민들이 직접 수목원을 꾸미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수목원이 결국 시민의 자산이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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