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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항지> 발간 95년 만에 한글본 나와

등록 2021-09-24 15:48수정 2021-09-24 15:58

2021년 발간된 &lt;마산항지&gt; 한글본 표지와 1926년 발간된 &lt;마산항지&gt;의 원저자 스와 시로.
2021년 발간된 <마산항지> 한글본 표지와 1926년 발간된 <마산항지>의 원저자 스와 시로.

옛 마산(경남 창원시)의 1910년 한일병합 전후 모습을 상세히 소개한 <마산항지>의 한글본이 원서 발간 95년 만에 나왔다.

창원시정연구원 창원학연구센터는 24일 “센터 설립 첫돌을 맞아 <마산항지> 한글본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한글 번역은 하동길 재일사학자가 했고, 한석태 창원학연구센터 초빙연구원이 해제를 맡았다.

애초 <마산항지>는 일제강점기에 마산에 살며 신문기자로 활동했던 일본인 스와 시로(諏方史郞)가 1926년 발간한 마산지역 역사서이다. 스와 시로는 1906년부터 마산에 살며 20년에 걸쳐 2권 37장으로 이뤄진 <마산항지>를 집필했다.

첫번째 권인 건권은 1920년대까지 마산의 역사를 마산항의 대관, 영광에 찬 마산의 산과 바다, 상고사, 중고사, 근고사, 개항사, 동포발전사, 거류민단 시대사요 등 8개 장으로 나눠 통사 형식으로 훑는다.

두번째 권인 곤권은 1920년대 당시 마산의 모습을 개황 일반, 교육기관, 운수교통기관, 보건·의사·산파, 통신기관, 숭경신앙기관, 금융기관, 경비기관, 사직기관, 창원군청, 기업전습소, 남선일보사, 공장 및 제회사, 제단체, 긴지로(金次郞)문고, 월포원, 중앙공설운동장, 일용품수급기관, 마산미곡상조합, 마산주조조합, 오락기관, 마산전온판매조합, 경제 현황, 문화로 가는 선인의 잡속, 내지인의 거주잡황, 내지인의 오락과 위안, 선인의 잡속, 내선융화로의 운동과 언어, 마산의 장래 시가지와 매축지 등 29개 장으로 나눠 소개한다.

<마산항지>는 역사학자들에게 마산 지역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이용된다. 이토 히로부미 한국통감, 도고 헤이하치로 일본군 연합함대 사령관 등이 마산을 방문했을 때 찍은 기념사진 등도 실려 있어 사료의 가치도 높다. 하지만 한글본이 나오지 않아 일본어에 능숙하지 않은 학자나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다.

창원시정연구원 창원학연구센터는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마산항지> 한글본을 비매품으로 발간해, 국내 공공도서관에 배포했다. 또 이해하기 쉽도록 186개의 주석을 달았다. 하지만 “철저한 식민주의적 관점에서 쓰인 기본적 한계점과 여러 가지 오류도 있어 비판적 읽기가 필요하다”고 창원학연구센터는 지적한다. 실제로 저자인 스와 시로는 <마산항지> 머리말에서 “조금이라도 국가에 공헌하고자 하는 작은 의도 때문”이라고 책을 쓴 이유를 설명한다. 본문에서도 사립창신학교(현재 창신고등학교) 학생들의 신사참배 거부에 대해 “마산신사에 예배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경의조차 표하지도 않고 신전을 지나쳐, 저자와 동포를 분하게 만들었다”고 썼다.

한석태 창원학연구센터 초빙연구원은 “경인문화사에서 펴낸 영인본을 원본으로 삼아 한글본을 발간했으며, 발간에 앞서 경상국립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된 원본 등과 대조작업을 거쳤다. 편집도 2권 1책으로 되어 있는 원본의 방식을 가능하면 따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저자인 스와 시로의 본명은 스와 부고츠(諏方武骨)로 일본 히로시마에 살며 <오사카 매일신문> 기자로 활동했다. 생년월일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한국에는 부인과 함께 인천으로 들어와, 1906년부터 마산에서 살며 <부산일보>, <남선일보> 등의 기자로 활동했다. 1910년 3월에는 마산에 사는 일본인들의 자치조직인 마산민회의 제3대 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마산에서 본격적으로 역사를 연구하면서 이름을 스와 시로로 바꿨다. 1927년 2월8일 사망해 마산에 묻혔으나, 무덤 위치는 알 수 없다. 저서로는 <마산항지> 외에 <마산번창기>(1908년)와 유고집 <경남사적 명승담총>(1927년) 등이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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