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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인권 위해 싸운 김문숙 부산정대협 이사장 별세

등록 2021-10-30 15:43수정 2021-10-30 16:22

김문숙 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 이사장
김문숙 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 이사장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를 위해 30여년 동안 힘써온 김문숙 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 이사장이 지난 29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

김 이사장은 1992년 일본 법원이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배상 판결을 내린 시모노세키 재판(관부재판)을 이끌었다. 이 재판을 다룬 영화 <허스토리>의 주인공이 그였다.

그는 1986년 부산에서 가정폭력상담소를 운영하는 등 여성 인권운동에 힘써왔다. 1991년 부산으로 기생관광을 오던 일본인들한테서 일본군 위안부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처음 들었다. 그는 2014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처음 듣고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너무 억울한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991년 곧바로 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를 꾸린 뒤 관련 자료를 모았다. 부산과 경남 등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일본 등으로 끌려가 강제노동을 한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등 10명을 찾아냈다. 이들을 원고로 해 1992년 12월25일 일본 야마구치 지방재판소 시모노세키지부에 ‘부산 종군위안부, 근로정신대 공식 사죄 등 청구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1998년까지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23차례 오가며 재판을 이어갔다. 일본 지방재판소 시모노세키지부는 1998년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30만엔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일본 사법부가 처음으로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일부 인정한 것이다.

그는 1994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관련 사료 등을 정리한 뒤 2004년 사재를 털어 부산 수영구에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인 ‘민족과 여성 역사관’을 열었다. 그는 생전에 <한겨레>에 “우리 아이들한테 일본군 위안부 실태와 역사를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역사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역사관에는 1천점이 넘는 일본군 위안부 자료가 전시되고 있다.

유족은 부산시 등과 협의해 다음 주 민족과 여성 역사관에 분향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발인은 31일 오전 10시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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