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에서 가스보일러를 켜고 잠을 자던 부부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졌다.
경남 합천경찰서는 22일 “합천댐 인근 캠핑장에 주차해 있던 캠핑카 안에서 잠을 자던 60대 부부가 숨져있는 것을 이들과 함께 캠핑하던 친구들이 지난 20일 아침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부부는 19일 친구 5명과 함께 합천댐 인근 캠핑장으로 캠핑을 왔고,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보일러를 켜서 캠핑카 실내를 데운 뒤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부부가 나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친구들이 캠핑카 문을 열었을 때, 부부는 캠핑카 안에서 숨져있었다. 경찰은 또 “물을 끓여서 실내를 따뜻하게 만드는 가스보일러는 애초 차량에 부착돼 있지 않은 것인데, 추가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스보일러 설치 등 차량 구조변경 부분은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종욱 합천경찰서 수사과장은 “숨진 부부의 친구들은 ‘캠핑카 문을 열었을 때 실내에서 가스냄새가 심하게 났고, 캠핑카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다’고 진술했다. 외부 침입흔적이나 자살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부부가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 가스보일러를 켜놓고 잠을 자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경남경찰청은 “캠핑카에서 난방기구를 사용할 때는 일산화탄소 중독을 막기 위해 자주 환기를 해야 한다. 또 캠핑카 안에서 음식을 만들기 위해 불을 사용하는 행위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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