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 하회마을의 마이크로그리드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통합운영관리 플랫폼 구조도. 경북도 제공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이 새재생에너지 소규모 전력망인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를 통해 에너지 자립에 도전한다. 내륙 마을에서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하는 것은 하회마을이 처음이다.
경북도는 13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재생에너지 기반 마을단위 마이크로그리드 실증 기술개발(생활·문화공동체형)’ 과제에 선정된 안동 하회마을이 2024년까지 에너지 자립률 50%를 달성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소규모 지역에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독립형 전력망이다. 태양광, 풍력 등 새재생에너지 생산 장치와 에너지 저장장치가 융·복합된 전력 체계다. 대규모 전력 생산시설과 다르게 생산시설과 공급지역이 가까워 별도로 송전 설비가 필요하지 않아 비용이 줄어드는 등 새재생에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탄소중립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북도는 하회마을에 태양광 344㎾와 풍력 4㎾ 규모의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해 전력을 생산하고, 200가구에 공유 태양광 1㎾를 무상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경북도는 가구별로 연간 전기요금 16만원을 절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기자동차에서 사용하고 버려지는 사용후 배터리를 재활용해 260㎾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만들어 에너지를 저장한다. 이렇게 저장한 에너지는 하회마을 주차장 두곳 가운데 전기자동차 충전소가 없는 2주차장에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만들어 관광객 등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충전소에서 얻은 순수익은 모두 주민에게 배분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주민을 중심으로 에너지협동조합을 꾸리고 전력거래소(Smart KPX)를 통해 전력을 공유하는 새재생에너지 통합운영관리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경북도는 “탄소중립 에너지 시범마을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전기자동차 이용자의 불편도 해소해 관광객 유입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경북도는 피엠그로우, 에이치에너지, 경북우리집아르이(RE)100협동조합, 포스텍, 서울대학교와 컨소시엄을 꾸려서 국비 18억을 포함해 26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사업에는 경북을 포함해 광주, 강원, 충북 등 4곳이 선정됐다. 마이크로그리드는 국내에서는 서울대가 처음으로 학교 안에 구축했고, 섬 지역인 제주 가파도, 전남 가사도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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