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호 ‘청년공유형 사택’ 협약식이 열린 뒤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왼쪽), 박형준 부산시장(중앙), 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제공
지역으로 본사를 옮긴 수도권 공공기관이 직원용 사택을 지으면서 주거비 부담을 겪는 지역 청년의 입주를 허용하고 지역주민 공공시설을 지을 계획이어서 눈길을 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권남주 사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은 7일 오후 부산시청 7층 국제의전실에서 ‘청년 공유형 사택 신축 및 운영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캠코는 2024년 10월까지 터 매입비 110억원을 포함해 248억원을 들여 지상 1~18층 규모의 사택을 짓는다. 각 24㎡ 규모의 방 100곳 가운데 75곳(8~18층)엔 캠코 신입사원이, 25곳(4~7층)엔 부산의 청년들이 입주한다. 호실마다 가구·가전, 취사 장비, 화장실, 냉·난방시설, 침대 등이 갖춰져 있다. 사택이다 보니 캠코 신입사원들은 보증금과 임대료가 없고 전기세 등 관리비만 부담한다. 부산 청년들의 입주조건·자격은 캠코와 부산시, 남구청이 협의할 예정이다.
2층엔 부산시가 요청한 어린이 복합문화공간(300㎡)이 들어선다. 이곳엔 어린이도서관과 디지털체험관, 학습관, 입주한 캠코 직원과 부산 청년이 교류하는 공간이 마련된다.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설치비는 캠코가 부담하고 운영비는 캠코, 부산시, 남구가 함께 부담하기로 했다. 3층은 체련단련실과 공용세탁실, 관리실로 사용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2014년 완공할 ‘청년 공유형 사택’ 투시도. 이곳의 방 100곳 가운데 25곳에 부산 청년들이 입주한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캠코 사택이 부산 청년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캠코 사택이 부산도시철도 2호선 대연역 앞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이순정 부산시 지산학협력과장은 “캠코 사택은 위치·접근성 등이 뛰어나 지방이전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정주율 상향과 지역 청년들의 주거비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캠코는 2014년 12월 본사를 부산으로 옮겼고 현재 임직원 1700여명 가운데 800여명이 부산에 상주하고 있다. 현재 부산 남구에 원룸형 기숙사(150실)가 있으나 전국 지역본부 10곳을 3~4년마다 번갈아 근무하는 직원들과 앞으로 채용할 신입사원이 묵을 새 기숙사가 필요했다. 국토교통부는 지역사회 기여를 조건으로 캠코에 처음으로 ‘청년 공유형 사택’을 허용했다.
권남주 캠코 사장은 “국토교통부의 과감한 규제 완화와 부산시·남구의 적극적인 행정지원 덕분에 청년 공유형 사택이 가능했다. 지역 상생·협력을 위한 선도적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