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두 살배기 딸 굶겨 숨지게 한 혐의 친모와 계부 구속기소

1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들머리. 이정아 기자 [e-mail]

검찰이 두 살배기 딸을 굶겨 숨지게 한 혐의로 친모와 의붓아버지를 구속 기소했다.

울산지검 여성·강력범죄전담부(부장 원형문)는 어린 자녀들에게 밥을 주지 않는 등 6개월가량 방치·유기해 영양실조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 등)로 친모(21)와 의붓아버지(28)를 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울산 남구의 한 원룸에서 두 살배기 딸에게 밥을 제대로 주지 않고 방치해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기간 한 살배기 아들에게도 밥을 제때 주지 않아 건강을 악화시키는 등 학대한 혐의도 사고 있다.

검찰 쪽은 “음식물을 주지 않으면 딸이 숨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서도 계속 방치했기 때문에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봤다”고 했다.

앞서 지난 3일 저녁 7시13분께 친모는 “집에 와보니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다. 두 살배기 딸은 곧바로 심폐소생술 등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당시 그의 몸에 별다른 외상은 없었지만, 몸무게가 또래 보통 몸무게(13㎏)의 절반가량인 7㎏에 불과했다. 한 살배기 아들도 정상체중에 미치지 못하는 등 건강 상태가 나쁜 상태로 발견됐다. 병원 쪽은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했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친모와 의붓아버지를 구속했다.

검찰은 한 살배기 아들의 보호를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 등과 아동학대 사건관리회의를 여는 등 경제적 지원과 양육·보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영동 기자 [e-mail]